삶을 살아갈 수 없다면...

최선을 다했기에, 더 이상은 참지도 버티지도 않는다.

by 가현 gahyun

왜 살아가는 걸까?

숨을 쉬고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해 나가며 시간을 보낸다.

그 과정에서 참으로 많은 일들을 겪고 있다.

내 의지로, 선택으로 결정되는 일들은 나의 몫이므로 감당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상황과 인간관계


내 삶의 어느 한순간에 함께하게 되어, 나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

긍정적 변화, 부정적 변화

단순히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삶을 지속해야 할 의미를 근본적으로 흔들어버리는 사건 사고들

누군가의 잘못으로, 부주의로, 무관심으로, 무례함으로, 비상식으로,

한 생명이, 수십 명의 인생이, 수 백 수천 명의 삶이 달라졌다.


내 인생의 최악의 정점은 2007년.

2010년쯤 점을 보았는데, "2007년 정말 잘 버텼다, 앞으로 그때만큼 힘든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점쟁이가 말할 정도로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사주에 정해진 힘듦이었다는 건가....

단 한 명의 인간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괴롭힐 수 있는지 알게 된 시간


그 이후로도 크고 작은 괴로움이 많았다.

그 과정에 경찰서, 법원, 정신병원도 등장한다.

버티며 살아온 시간.

무엇을 위해서

버리지 못한 걸까...

폭력, 폭언, 학대


그리고 개인 차원을 넘어서는 일련의 큰 사건 사고로 나는 나의 삶의 방식 되돌아보게 된다.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삶......



2022년 10월 29일

우리 가족도 핼러윈 축제를 즐긴 날이다.

동네에서 조촐하게...

아이는 종이로 만든 트리케라톱스 두상을 얼굴에 쓰고, 공룡 망토를 두르고 돌아다녔다.

유치원생들의 귀여움을 마구 누리던 날...


그날 밤 끔찍한 사고의 소식은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해졌다

지금은 모두 막혀서 볼 수 없는 영상들이지만

당시 실시간으로 올라오던 영상 기록은

아무런 정화 장치 없이

가감 없이

그대로

적나라하게

현장을 보여줬다

새벽 늦게까지 나는 계속 영상을 찾아보았다


화려한 옷을 입은, 건강하고 탄탄한 이들이

너무나 가지런히 조용히....


나도 20대에는 이태원에 가서 신나게 놀았었는데...

그럴 나이이니까

그 나이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니까


영상은 지워졌지만

머릿속의 기억은 생생하게 남아있다


건강한 에너지와 활기참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할 사람들

설렘으로 신나는 기분으로 웃으며 집을 나섰을 아름다운 사람들


그날의 영상은, 기억은 뇌리에 강하게 박혔다.



2024년 12월 3일 23시 ~ 2024년 12월 4일 04시 30분

다른 삶을 살아갈 뻔 한 날...

정쟁을 감당할 자신은 없다.

그날의 무서움, 중대함만을 기록한다.



2024년 12월 29일

이 날도 역시....

활주로 외벽과 충돌 후 폭발하는 비행기 영상을 보았다

기체 착륙은 성공했는데

왜 마지막에....


나는 2025년 1월 9일에 저가항공을 타고 태국에 갈 예정이었다.


일상 속에 벌어진 슬픈 사건 사고들

사고? 인재? 참사? 어떤 단어를 써야 하는 것인지 조심스럽다.

분명한 것은 그저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을 뿐인 날들이었다.

어느 한순간

더 이상

삶을

살아갈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나는 무엇을 위해서 버티고 있는 것일까?

무엇 때문에 이렇게 참고 살고 있는 것일까?


나에게 무례한 사람들과 멀어지려 한다.

호의를 권리로 착각하는 사람들

어느 순간 공포로 변해버린 감정

명치가 꽉 막혀 숨 쉴 수 없을 만큼 울었다

삶의 의지를 놓게 될 만큼

왜 당신 때문에?


이제 그만


고맙게도 먼저 말해주었다

하지만 아직 놓지 않고 계속 나를 붙들려한다

나는 더 이상 잡혀서 휘둘리지 않을 거야


더 소중한 사람들을

내 시간을 자꾸 놓친다.


삶이 어떻게 바뀔지

오늘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각자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가고 있다

타인의 삶에 훼방을 놓는 인연이라면

끊어내자


삶을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아니 그저

오늘 내게 주어진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내일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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