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추억일 때 아름답다.

by At


스무살 초반, 동네 수영장에 수영을 다녔다.


성인이 되어 혼자 가기는 첫 수영 이었다.


우리반 선생님이 등장하고, 학생들은 다들 눈이 동그래졌다.


정말, 잘생겼었다.

그냥 내 스타일 정도가 아니라,

옆반 앞반 20대 30대 50대 할 것 없이,

학생들 시선이 순식간에 집중 될 정도로 말이다.


꼭 외국의 몸좋은 훈남이었다.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 를 보셨다면,

마이클 스코필드


정말 싱크로율이 99% 였다.

심지어, 빡빡머리까지... !


내가 저 선생님한테 수업을 받는다니, 스물 초반의 앳된 마음이

콩닥콩닥 댈 정도로, 너무 멋짐 그 자체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개인사정으로 그 선생님은 2주만에

갑작스레 그만 두셨다.


그렇게 짧은 수업이었지만,

현실에서 보기 드문 외모로 기억에 각인된 채

시간은 흘렀다.




약, 10년 뒤,

내 친구가 수영강사가 되어 수영장에 취업했고,

첫 회식인데 여자강사는 자기뿐이라 어색하고,

다른 선생님도 다들 오히려 함께 오라고 반겼다며

나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


썩 내키지 않아서 처음엔 거절했는데, 친구가 그러는거다.


"참, 너 예전에 거기 수영장 다니지 않았었나?

쌤 중에 한명이 거기서 일하셨었다던데..."

이얘기 저얘기 들어보니 그 훈남쌤인거다 !!


그래서 냉큼 가겠다고 했다.

여전히 멋지겠지?! 라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회식자리.

솔직히 !

한껏 꾸미고 갔다.

당연히 그 스코필드쌤은 여전히 몸좋고 잘생겼을거라

확신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두눈을 바로 떠도 그런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친구가 이 분이라며, 그 분또한 그 시기에 거기 강사로 있었다고

그때 학생이었냐며 반갑다며 악수를 청하시는데.......

내가 아는 그 얼굴이 아니었다.



순간 너무 당황해서 네네네네...하며 인사는 어찌저찌 했으나,

그 분이 먼저 선수를 치셨다.

"제가 많이 변했죠? 하하. 저도 알아요.."

...........????

그럼 본인이 맞다는건가요??...................


옆에 선생님들도 내 마음을 안다는 듯이

"많이 변하긴 했지"

"맞아, 과거에 한 잘생김 했어"

"누가 동일인물이라고 믿겠어"

라며 다들 빵터져서 키득키득 대신다....


마이클 스코필드는 고사하고, 그냥 동네에 흔한

통통한 아저씨 스타일이었다...


그 잘났던 이목구비는, 나이가 들어 주름이 졌고,

심지어 살이 통통하게 찌셔서 이목구비가 살에 어느정도 묻혔다...



Wow...사람이 이렇게 역변할 수 있구나, 를 처음으로 느꼈다.

역변의 안좋은 예....랄까....



나의 환상은 와장창, 와르르,, 꼬르륵 물거품이 되었지만,

설레는 추억에 잠시나마 설레었다.

짧았지만 지나간 추억 얘기로 웃음꽃을 피웠다.


다만,

나는 잘생긴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그래도 어느정도는

유지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더라

변하더라,


시간이란게 생각보다 많은걸 그리고 큰 변화를 일으킨다 싶었다.




to. 내 친구야.


너는 알고있었으면서 내 아름다운 추억을 그냥

묻어두게 두지, 왜 파헤치게 했니.

너무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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