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은 1차예선 탈락.
빰빠밤 빰빠바~
전국 ~ 노래자랑 ~
힘이 넘치던 시기가 있었다.
뭘 해도 에너지가 넘쳐서 할일을 찾아다니고,
파워 EEEEEEEEE로, 신나고 재밌는거만 찾아다니던 그런 시기.
(놀랍게도 지금은 I 로 바꼈다.... )
두리번두리번
신나는거 재밌는거 없을까?!
레이저에 포착된건, 오호라! "전국 노래자랑"
너로구나 !
무슨 생각이었는지, 바로 신청서를 내고
엄마 옷장에서 80년대 코발트 블루 색상의 아주 쨍 파란 정장을 꺼내입고
(우리 엄마 ,,멋쟁이였네?!)
엄마의 왕 귀걸이를 찾아내고, 80년대 느낌의 화장을 하고
당당하게 예선전을 치르러 갔다.
너무 놀란건, 1차 예선에 1000팀이 나왔다.... 믿어지는가?
공개예선으로 응원 온 사람들도 다 볼 수 있었고,
본선 못지않게 응원단도 치열했다.
나만, 진짜 가볍게 놀러온 느낌...
거대한 무리의 응원단을 보고 좀 쫄았지만, 이왕온거 당당하게 하고가자!
번호가 호명되고,
현숙 성대모사를 첫마디로 내뱉었다.
(약간의 비음을 섞어서 ~) 반갑습니다 ~현숙이에요 ~
오! 터졌다. 객석이고 심사위원이고 다 빵 터졌다.
오~ 이거 되겠는데?
혼자 신이 나서 노래 첫소절 부르는 순간, (진짜 첫소절 뿐이었다...)
땡 !
예....집에 갑니다요 ㅎㅎㅎㅎㅎ
인정할 수밖에 없는게, 1차 통과자들은 특색이 정말 뚜렷하더라.
누가봐도 고개 끄덕일만큼 잘하는 사람들.
그게 노래든, 장기자랑이든
참가기념으로 전국노래자랑 CD 하나 받아 집에 왔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룰루랄라 갔던 것이기에 다녀와서 주변 친구들이며
가족들에게 CD 보여주며 알렸더니,
다들 기절초풍을 한다.
미리 말했으면 응원단 꾸려서 왔을 거라는 친구들,
(난 응원단 와도 되는지도 몰랐어....)
가족들은 어쩜 이런애가 있냐며, 저런 끼는 누구 닮았냐며 배꼽을 잡는다.
(누구닮긴, 엄마 아빠 닮았지, 내가 보기엔 흥이 넘쳐요 두분)
나는 그 자체로 즐거웠던 것 같다. 새로운 경험 했다.
즐거웠다. 그걸로 충분했다.
하나 조금 아쉬웠던건, 할아버지가 전국노래자랑 왕 팬이셨는데 내가 전국노래자랑 나왔으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싶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여전히 전국노래자랑만 보면 할아버지 생각이 난다.
----------------------------------------------------------------------------------------------
10여년이 지난 지금, 그때의 그 에너지가 참 그립다.
그 열정이 보고싶다.
지금의 나도 누군가는 여전히 참 젊다 라고 말할 나이지만,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참 많이 변했다.
젊은거 빼곤 크게 가진게 없었지만,
뭐든 다 할 것 같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고, 못해도 그만
넘어지면 일어서면 그만, 힘들면 좀 쉬면 그만,
슬프면 울고 털면 그만, 즐거우면 깔깔 웃고나면 그만,
하고싶은건 죽도록 해 보고, 못먹어도 GO! 했던 그 시절.
지금은 다양한 커리어와 여러 다양한 경험치를 가진
나이 조금 더 먹은 어른 비슷한 뭔가가 되었지만,
그저 늘어난건
돌다리를 두드리고 또 두드리고 또 두드리는
조심성이 높아지고, 겁이 많아지고, 실패가 조금은 무서워진
그런 어른아이가 서 있다.
정장을 입고 멋있는척 일하지만, 집에와선 눕고만 싶은 그저
고단한 사회인이 되었다.
재밌는걸 찾기보다 안정되길 바라고,
신나는걸 찾기보다 오늘하루가 무사히 넘어가길 바란다.
그래도 내안의 명랑한 꼬마아이는 여전히 살아 있다.
드러나지 않을 뿐.
그러나, 오늘은 외쳐보고 싶다.
전국~ 노래자랑 ~ 빰빠바빰바~바바~ 빠라바바빠라빠라~
내 인생도 ~ 잇츠 FUNNY 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