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숨어 있을 뿐
광화문 사거리에서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얼마만의 광화문
얼마만의 너
얼마만의 삼겹살인지
이게뭐라고, 이런시간을 가지는 것도
쉽지 않아져 간다.
나이가 짙어져 갈 수록 수다 떨 여유도 줄어간다
오랜만에 만난 너와
우리의 익숙한 추억이 깃든 광화문 길 어딘가.
제주 흑돼지 집이 생겼다구?
여자 둘이서 흑돼지 600g 공깃밥에 된.찌는
기본 아닌가여?!
더 먹을 수 있었지만 과식하지 않기로 하고
기분좋게 배 두들기며 새로생긴 카페에서 꽤 비싼 커피를 마신다
커피의 양을 보며, 이건분명히 자릿세일꺼야 라며
쓴웃음을 지을 정도의 야박한 커피 양...
그래도 오늘은 커피가 목적이 아니라
우리의 시간이 메인 주제니까.
슬슬 나와
청계천 길을 따라 걸었다
아직도 하지 못한 이야기가 많다.
한껏 추워졌던 날씨가 어제 스치고 간 덕에
조금 포근 해진 오늘이
무척이나 따뜻하게 느껴질 정도
덕분에 한겨울 청계천 산책
...
이라기엔 동대문까지 걸었다
지하철역 정도로는 3정거장 정도
....... 만보정도....??..
수다떨다보니 뭐...인생사는 오만가지 종류얘기를 쏟아내다 보니 동대문까지.
호떡이 먹고싶어져서 찾았으나
찾지 못했다.
손이많이 가는 음식 이라서일까,
은근히 요새 호떡집 찾기가 어렵다
아쉽다.
다리가 아려올때까지 걸었다.
별거 없는 하루였다.
오랜만이지만 오래된 친구와
오랜만이지만 익숙한 거리를
처음가보는 가게지만 보장된 아는 맛 흑돼지
여전한 커피향과 놀랍도록 비싼몸이 되어버린 커피값
그래도. 우리의 이야기는 그 모든 것을
악보위의 춤추는 콩나물로 만들어 버린다
그냥. 신난다는 것이다.
예쁜 둥근 달이 잿빛 구름들 틈에서
환하게 비추다가 어느새 숨어버렸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구름뒤에 가리워 졌을 뿐, 금새 둥근달이 다시
빵긋 나타날 거란걸.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집에 돌아와 스스로에게 한마디한다.
아-,피곤해. 근데 왜 나 웃고 있지?
너무 행복한 하루였나보다
라고.
둥근달이 사라졌다고 슬퍼 말아요
잠시 가려진 것 뿐 그자리에 있을테니.
때가돠면 다시 환하게
우리의 가는길을 밝혀 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