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던 그때도

반짝이지 않는 지금도 여전히 나이다.

by At



하고 싶은게 참 많았던 20대.

정말이지 말그대로

24시간이 부족했다.


왜 시간은 24시간 뿐일까,

왜 내 몸은 하나일까,

를 생각했을 정도로.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많고,

하고싶은 일도 많아서

초단위로 시간을 쪼개어 쓰고는 했다.


하고싶은 일은 불도저 처럼 쭉쭉 내지르며 밀어붙이고,

덕분에 커리어는 승승장구하고,

친구들 만나느라 바쁘고,

시간 날때마다 국내외로 여행다니고,


하지만 그 일상이 힘들다고 느낀적이 없었다.

매일매일이 즐거웠고 신이났다.

어쩌다 오히려 여유시간이 나면

그게 더 이상하게 느껴져서 뭔가 놓치고 있는건 없는지

두리번 거렸을 정도니까.


주변에서는 늘 나를 보고 반짝거린다고 했다.

나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고 싶은걸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고,

하고 싶은게 있고,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고,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행복했다.

반짝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영원히 그럴줄 알았다.





최근의 나는 반짝이지 않는다.

나이를 먹어서?

아니다.


하고 싶은것에 도전도 해봤고, 성공도 실패도 해봤다.

물론 하고자 한다면, 할일은 여전히 무궁무진 하게 많겠지.


다만 하고 싶지가 않다.

예전만큼 누구를 만나고 싶지도 않고,

하고싶은 일이 많지도 않다.


예전에는 집이란 그저,

잠깐 스쳐가는 곳이었다.

씻고, 옷갈아 입고 자는 곳.


그런데 지금의 내게 집이 주는 의미는

"휴식" 그 자체이다.


사람 만나는 것도 피곤하고,

열정이 차고넘칠만큼 하고 싶은 일도 없으며,

그저 일이란 인생을 살기위해 의무적으로 하는 것.


반짝임이 무어란 말인가.


누군가는 아직 너무나 젊고 생기넘치는 나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럴지도 모르지.


20대의 그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도 있으나,

그건 단순히 쉬운일은 아니다.


그래도 때로 그 시절의 내가

반짝이던 때가 그립다.


지금은 쉬어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제2의 반짝이는 그 날을 기다리며.

오늘 충분히 쉬련다.

작가의 이전글관계의 깊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