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에서 뚝섬까지는 29분이 걸린다.
뚝섬에서 당산까지는 29분
2호선은 꿈틀대지도 않고 쭉쭉간다.
등산가방 옆에 두고 얼큰하게 취해 얼굴이 벌개져서는
바닥에 침을 뱉고 코를 푸는 저 아재는
누군가의 남편일까 아버지일까 남편일까.
낙오자가 될 수 없다는 다짐은 뚝섬까지 오는 길에 움켜쥐었다가도 항상 아현쯤에서 손아귀에 힘이 빠진다.
바닥에 누렇게 퍼진 가래침들도 처음부터 그렇게 되고 싶진 않았을 것이다.
아니다
차라리 퉤! 한번에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이 오히려더 나은 것일 수도 있겠다.
얼른 가서 자야지. 그리고 꿈을 꾸어야지.
아침에 신문은 오늘의 운세만 보면 다 본 것.
당산에서 지하철을 타면 뚝섬까지는 29분이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