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과 사업, 유튜브에 대해
11월부터 얼마간 외도를 했다.
본업과 하고 싶은 일을 아주 제쳐둔 것은 아니었지만 노력의 일정 부분만큼은 따로 떼어서 새로운 일에 대한 시도를 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좋지 않은 성적표였지만 어떤 일이든 마무리가 되면 얻는 것이 있다. 그리고 어떤 일이든 결과가 나오면 후련하기 마련이다.
가장 먼저 동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애초에 본업을 동업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동업에 대해 원래는 굉장히 우호적이었다.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사업적으로 연결되어 일을 해보니까 동업이라는 것이 썩 좋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모두의 생각이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A와 B가 의기투합하여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자. A는 광고에 자본을 많이 투자하고 싶어 하고 B는 아직 광고는 시기상조이니 제품 개발에 더 주력하고 싶어 한다면 어떤 방향으로 가야 옳을까?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A의 의견대로 광고가 대박이 나서 제품이 우후죽순 팔릴 수도 있고, B의 뜻대로 제품 개발에 주력해 경쟁업체보다 수준 높은 상품성으로 시장에서 돋보일 수도 있다. 아니면 둘 다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거나.
사업을 할 때에 위와 같은 문제가 하루에도 열몇 개씩 쏟아져 나오니 감당하기 힘들었다. 더군다나 친구들이다 보니 대게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들의 의견으로 일이 진행되기 십상이었다.
두 번째 이유는 동업 이유에 대한 문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업을 하고자 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1. 돈이 없어서
2. 혼자서는 일을 하기 벅차서
3. 혼자 시작하기는 두려워서
4. 위의 모든 이유들 때문에
위의 이유들 때문에 동업을 생각한 사람이라면 가슴에 손을 얹고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저 네 가지 이유 때문에 사업을 혼자 하지 못한다면 아예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냉정한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바야흐로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렸다. 수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들은 굿즈를 팔거나 유명세로 인한 광고 수익으로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기존에는 특정 채널을 통해서만 홍보를 할 수 있던 것들이 이제는 누구나 자신을 홍보하고 제품을 홍보할 수 있게 되었다.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는 이 같은 1인 마켓을 '세포 마켓'이라고 부르며 앞으로 더 많은 세포 마켓들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누구나'라는 말이 곧 '아무나'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는 재능, 시간, 노력, 자금 등 사업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갖추고 있거나 갖출 수 있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지 베이스 없이 아무나 계정을 만들고 영상만 찍어 올리고 한다고 해서 인플루언서가 되고 사업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말한 동업도 마찬가지다. 위의 이유 때문에 동업을 결정했다면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구나'의 함정에, 좌절의 길로 빠지고 만다.
끝.
덧.
친구와 대화 중에 이런 이야기를 했다.
"네가 떡갈비를 엄청나게 맛있게 만들어. 자타가 인정한 맛이야. 게다가 떡갈비 만드는 걸 좋아하기까지 하네? 그럼 너 떡갈비 장사할래?"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면 안된대."
친구가 신나서 이야기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믿고 있대. 근데 그래서 벤처의 75%가 망한대. 이게 돈이 되는지 안되는지를 따져보고 사업을 해야 하는 거래."
친구는 TV에서 백종원 씨가 말해준 내용이라고 했다. 나는 '아'하고 탄식했다. 나 역시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믿으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일주일 정도를 돈에 대해서만 생각하며 살았다.
하지만 역시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돈만 생각하는 것은 내 성격에 맞지 않다. 돈에 사로잡히는 것 같고 욕망에 충실한 종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이다. 역시 나는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해야겠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글쓰기를 좀 더 좋아하고 좀 더 잘할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