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원장님께 처음으로 장문의 문자를 보낸 날
배아파 낳은 내 자식, 애지중지 키운 내 자식이 소중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모두가 각자의 사랑과 각자의 고민으로 자녀를 열심히 키우고 한없이 사랑한다.
다만, 그 사랑의 표현이 남들의 이해를 받지 못할때 '진상'이라는 단어가 따라오고 '맘충'이라는
기생충으로 진화한다.
나 역시 뉴스나 SNS을 보며 '내 새끼'만 귀하게 여기는 부모들의 사랑방식에 같이 분노했고, 이해할 수없다며 '나는 절대 저런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라고 수천번, 수백번 다짐햇었다.
그렇게 다짐하고 지금 어린이집으로 옮긴지 1년이 조금 지난 최근, 어쩌면 나도 '진상엄마'가 되지 않았나
라는 생각에 빠진 일이 있었다.
아기가 8개월째 되던 해부터 일을 시작해, 매일 아침 8시쯤 어린이집을 등원했다. 기존에 다니던 어린이집이 갑작스레 폐원하면서 급하게 다른 어린이 집을 알아볼때도 아침 8시에 당직교사가 있는지 부터를 제일 먼저 살폈다. 3~4곳 상담끝에 프라이드 좋고, 직업가치관이 뚜렷하신 원장님을 만나 지금 어린이 집으로 옮기게 되었다.
처음 6개월 정도는 괜찮았다. 아기도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했고 새로운 주임교사와 애착도 잘 형성되어서
안심했다. 그런데 6개월이 지났을 무렵 아침8시에 등원을 햇는데 아무리 벨을 눌러도 선생님이 나오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 문을 살짝 밀어보니 도어락도 걸려있지 않은 상태로 문이 열렸다.
'선생님, 00이 왔어요~ 아무도 안계신가요?"
를 세번째 외칠무렵, 2층에서 조리사선생님 한분이 뛰어내려오셨다.
오전 당직교사가 늦어서, 잠깐만 저한테 등원맞이를 원장님께서 부탁하셨어요
이게 지금 무슨소리인가? 처음에 이해되지 않았다. 문도 잠구지 않은상태에서 선생님들은 한명도 없으며 조리사선생님한테 아기를 맡기고 차량등원을 나갔다??!! 내 상식선에서는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또한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오전당직교사가 출근할때까지 어린이집 응접실에 아기와 함께 기다렸다.
조리사 선생님옆에 가지도 않으려고 할뿐더러, 음식준비하시느라 바쁜 조리사 분께 아이를 맡기고 출근할 수없었다. 다행히 10분뒤에 유아반 선생님께서 뛰어오셨고, 아기를 맡기고 난 출근했다. 이후 학부모가 가지 않고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을 기다렸다는 소식에 주임교사한테 전화가 왔고, '괜찮다'다고 말하고 그렇게 지나갔다.
그런데 다시 6개월 뒤, 오늘도 선생님은 모두 차량등원을 나갔고, 또 다시 조리사 선생님이 아기를 반겼다. 그리고 저번과 마찬가지고 잠시 본인에게 어린이집을 맡기고 차량등원을 갔다고했다.
그날은 우리 아기 뿐만아니라 0세반 아기는 이미 등원한 상태에서 교실에서 혼자 우유를 먹고있었고, 조리사 선생님은 그런 아이를 혼자남겨둔채 2층으로 옷을 갈아입으러 가셨다. 나는 또다시 우리아기와 함께 응접실에서 다른교사가 출근할때까지 기다렸다.
도저히 내 상식선에는 이해되지 않는 구조였다. 진짜 만약이라도 옷갈아 입는사이 영아반 아기가 혼자교실에서 놀다가 사고라도 당하면?? 만약 도어락이 제대로 안걸려서 문이 열려있었더라면?? 이번에는 정말 참을 수 없었다.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10분 뒤 출근한 교사에게 아기를 맡기고 출근했다. 그리고 원장님의 문자한통(전화는열받아서 못받았다)
결국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교실을 관리감독하는 교사의 부재가 당연한듯이 구는 원장의 태도에 화를 주체할수없었고 장문의 문자로 내가 느낀 감정과 실망감을 전달했다. 원장은 교사 1명의 연차로 인해 어쩔수 없이 꼬였다는 듯 말했지만, 교사한명 연차썻다고 기존체계가 무너졌다는 것은 원장님의 인력운영 방식의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을 요청드렸다.
그렇게 원장님의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받았지만, 나는 진상학부모가 된것 같은 마음에 너무 답답했다.
그 10분남짓 잠깐인데 뭐 어때라고 생각할 수있지만 아이들 안전에 10분 남짓이 과연 짧은시간이 일까???
나의 한마디로 유치원의 오전당직 시스템의 일부 변화가 생겼지만,
나의 한마디로 내새끼가 미움받을까 무섭고
나는 그렇게 진상엄마로 블랙리스트에 올랐을까봐 무섭고
여러가지 생각이 난무하는 하루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나도 진상엄마가 되어버린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