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선택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나는 했었던가?
삶의 모든 선택에는 막중한 책임감이 따른다고 한다. 큰 기대 없이 차악을 선택한다고 하더라도 막상 나의
선택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을 땐 믿지도 않는 하느님, 부처님, 성모마리님, 알라신 님 등에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라며 간절히 소원을 빌기도 했다. 선택과 책임감이라는 상관관계를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늘 마음에서는 '내가 왜 그랬을까?'를 생각하며 끊임없이 후회하고 원망하다 한참이 지나서야 현실을 받아들이곤 했다. 그런데 얼마 전 모 방송에서 가수 박진영님의 말에 지난 시간
나의 행동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삶의 모든 선택은 선택하고 나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선택이 좋았던 선택인지 안 좋았던 선택인지 결정되잖아요.
선예는 자기가 내린 선택을 좋은 선택으로 만들고 싶었을 거예요
전 원더걸스의 리더이자 멤버였던 선예님의 결혼과 탈퇴라는 선택에서 가장 많이 걱정하고 당황했을 사람은 박진영이지만 그는 그보다 선택과 책임감이라는 중압감에 힘들어했을 선예를 제일 먼저 이해하며 다독였고
'선예는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 말했다. 원더걸스 선예님이 탈퇴하던 당시 일부 팬들 사이에는 팬을 무시한 채 원더걸스를 떠났고 2년 동안 선교활동에 집중하느라 팀을 나몰라라 한 무책임한 리더라는 말이 꽤 있었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던 원더걸스 팬 중의 1명이었기에 선예님의 복귀 노력이 그렇게 좋아 보이진 않았다.
그런데 박진영은 팬조차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선예님을 '책임감이 강한 사람' 말하며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녀의 모든 시간을 위로했다.
생각해보면 선예님은 최정상 아이돌의 자리에서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라는 역할을 선택했던 순간
많은 두려움 느꼈을 것이고 또 함께한 멤버들과 팬들에 대한 미안함이 엄청난 책임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많은 이들에게 크고 작은 놀라움과 슬픔을 전해준 만큼 누구보다 더 열심히, 잘 살아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슴에 품은 채 꽤 긴 시간을 살아왔을지도 모른다.
나는 한 번이라도 원더걸스 선예님처럼 내 선택을 좋은 선택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었던가?
그저 원망하고 후회만 하며 슬픔이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리기만 한 것은 아니었을까?
2021년 10월 마음의 병으로 지방 출자 출현 기관의 무기계약직을 관두며 나는 '나를 위한 선택을 후회하기 않겠다.'며 다짐했다. 내가 아프면서 까지 회사를 다닐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고 미래에 엄마가 되려면 내 마음과 몸이 건강한 게 우선이라 생각했기에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 단언했다. 하지만 지금의 회사를 입사하게 되면서 버티지 못했던 과거의 시간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지방 출자 출현 기관은 준 공공기관과 그 성격이 유사했기 때문에 복지혜택 또한 비슷했다. 작게는 복지포인트, 중식비지원, 야근 시 석시비 지원부터 크게는 출산(육아) 휴직 사용, 일산상의 사유로 인한 휴직계 사용 등 법적으로 보장된 모든 복지혜택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때 당시에는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했고 교육기관이나 공공기관 계열로만 이직을 하던 나였기에 어딜 가나 동일한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지금 회사(교육기관)를 오게 되면서 그동안 누렸던 혜택들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보편적인 혜택이 아님을 깨달았다.
중식비, 석식비 지원은 없음은 물론이고 야근을 하게 되더라도 시간 외 수당을 청구할 수 없었다. 연말에 성과급이 나오긴 하지만 정규직들이 무조건 A등급을 받아가는 선례에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에 따른 대가를 얻을 수 없었고 그 외 부분들은 당연히 계약직이기 때문에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물론 출산(육아휴직),
일신상의 사유로 인한 휴직계 사용은 계약직이기 때문에 정규직과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없음은 이해했지만 제일 이해할 수 없고 지금도 이해하기 힘든 것은
야근을 하더라도 '교육지원'을 제외하고는 시간 외 수당 청구가
불가능했고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상사들의 태도였다.
그리고 그것은 어느 누구도, 단 한 번도 이의 제기를 한 직원이 없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었다. 나는 이러한 사실들에 충격을 받으며 입사 직후부터 최근 2월까지 후회에 몸부림치며 기존에 있던 우울감이 더 심해졌고 퇴사를 말리지 않은 남편을 탓하며 몰아세웠다. 기본적인 권리조차 지켜지지 않는 곳에 굳이 내 발로 찾아와 취업했다는 사실이 끔찍했고 당시 함께 일하는 동료와 사이까지 틀어지게 되면서 이런 선택을 한 나 자신이 너무 미웠다. 그렇게 내가 한 선택을 부정하며 후회했고 그 책임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주변을 탓하고 회사를 탓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3월에 들어서면서 겨우겨우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1년만 버티자를 다짐하며 현실에 순응했다. 그 순간, 우연히 보게 된 것이 박진영님과 선예님의 무대였고 이후 박진영님의 인터뷰를 보며 나는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을 느낌과 동시에 그동안의 나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반성했다.
박진영님의 말처럼 우리가 하는 모든 선택은 선택한 후에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그 선택이 옳은 선택인지 아닌지를 알 수 없으며 이는 절대 불변하는 사실이자 매우 안타까운 진리이다. 그 선택의 최종 결정권자 또한 나 자신이기 때문에 그 선택으로 인한 모든 삶의 변화와 앞으로 다가올 일들의 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우리는 내가 한 선택이 내가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지고 온다고 한들 그 선택이 옳은 선택으로 갈 수 있도록, 옳은 선택이 유지될 수 있도록 마음의 힘을 길러야 하며 그것이 나의 선택에 대한 책임감이고 내 삶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임을 명심해야 한다.
아직도 가끔은 지난날의 내 선택을 후회하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이전처럼 그 후회에 매몰되어 나 자신을
갉아먹거나 남 탓하며 원망하는 일은 없다. 그저 내 선택에 대해 조용히 책임지며 이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 했는지를 생각하며 먼 훗날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다.'를 말할 수 있도록 이곳에서 미래 삶의 일부분을 차근차근 준비해보려 한다.
혹시 어떠한 일을 계기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는 이가 있다면 나와 함께 이 선택이 그래도 옳은 선택이었고 나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 선택이 될 수 있도록 마음속 깊이 묻어 둔 '내 선택에 대한 책임감'을 꺼내어 함께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너를 위해, 나를 위해 열심히 우리를 응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