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찹쌀경단 Feb 13. 2024

아이들이 많아서 국가의 위기를 느꼈다

정확히는 우리 아이들 말고...

아이를 데리고 키즈카페를 다녀왔다.

대형 키즈카페에 가격도 착하고, 부모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넉넉하다기에 기대가 컸다.

아직 키즈카페의 모든 시설을 누리지 못하는 어린 아기가 있는 우리 가족에겐 가성비가 중요하다.


키즈카페에 도착했다.


아니?


남편과 나는 당황했다.


부모가 쉴 수 있다는 테이블과 벤치는 꽉꽉 차 있었고, 볼풀장과 미끄럼틀이 있는 놀이공간은 대여섯 살쯤 되는 어린아이부터 초등학생까지 신나게 뛰며 놀고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국인이었다.

아니, 조선족이겠지. 중국어 속에서 가끔 조선족 특유의 한국어가 들렸으니까.


이게 대체 무슨 일?

너무도 큰 충격을 받아 머리가 띵 했다.


이게 뭐 대수라고? 조선족들 한국에 많이 사는 거 몰랐냐고?


당연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그동안 접한 조선족들은 대부분 중년층이었다.

식당에서, 속눈썹 연장 샵에서, 중국마사지 샵에서 만났던 중년층의 조선족 여성들.

어렴풋이 특정 이유로 인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라던지, 남편의 한국행을 따라서라던지...) 한국으로 이민 와서 살고 있겠거니 했다. 장성한 자식은 본국에 두고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나 보다라고 지례짐작 했었던 것 같다.


그들이 한국에서 번식하고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종족 번식은 인간의 본능인데!!


인생을 서서히 마무리할 중장년층과 국가의 미래인 어린아이들은 차원이 다르지 않나!!


조선족 아이들이 우리나라에 이렇게나 많이 살고 있다니.

우리나라 출산율은 이제 0.7명이라던데.


이것 참 큰일이다.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국가적 위기를 키즈카페에서 마주할 줄은 몰랐다.

요즘 핫하다는 쇼핑몰이나 백화점엔 늘 아이들이 많아서 낮은 출산율을 체감하지 못했었는데..


한 아이가 우리 아이에게 중국어로 말을 걸어서 순간 숨이 안 쉬어졌다.


우리나라 아이들 수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타국에서 온 수많은 아이들이 한국에서 자라 자리를 잡으면

당연히 한국의 부동산도 사고 (이미 많이 샀다고 하지만...)

중요한 자리도 꿰차고, 국회의원도 되어 법도 개정하고, 사회도 흔들 수 있는 것 아닌가?

국가의 뿌리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이건 말도 안 된다.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가 야금야금 먹혀가는 느낌인데.

이거 어쩌지?

우리 가족이라도 추가 번식을 해서 국가에 작은 보탬이 되어야 하나?


주말에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러 갔던 키즈카페였는데 내내 머리가 복잡해서 마음이 불편했다.

얼른 그곳을 빠져나오고만 싶었다.



<다음 글에 계속>



매거진의 이전글 각국의 언어로 비난의 댓글을 받았던 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