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그때 그 아이들에게
긴 꼬리를 내는 혜성은 밤하늘을 빛낸다. 주변으로 가느다란 실선이 생기고 사라지길 반복한다. 혜성의 파편 하나가 붉은빛을 뿜으며 지상으로 낙하했다. 그 충격은 큰 호수를 만들었다. 시간은 흐르고 호수에는 물고기가 헤엄쳤다. 운석의 풍부한 자원은 사람을 모았고 마을 공동체를 이뤘다. 사람들은 이곳을 이토모리 마을이라 불렀다. 시간이 흘러 다시 혜성이 찾아왔다. 별 하나가 떨어졌고 사람이 죽었다. 슬프다는 말로는 다 전하지 못할 만큼 비극적인 대참사. 운 좋게 살아남은 자들은 기억하려 했다. 잊지 않기 위해서. 잊고 싶지 않아서. 사람들은 혜성을 용으로 표현해 숭배했고 실매듭으로 남겼다. 갈라지는 혜성의 모습을 춤으로 표현했다.
우리 또한 이 슬픔을 겪어야 했다. 앞서 본 이야기와 다른 점은 재난(災難)이 아닌 인재(人災)였다는 사실이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했다. 벚꽃 잎은 화려하게 흩날렸고 사람들은 울분을 터트렸다.
배 안의 아이들은 살아있었다. 선장은 가만히 있으라고 지시했다. 아이들은 배를 버린 선장의 말에 순종했다. 배는 바다 깊은 곳으로 가라앉았다. 사람이 죽었다. 팽목항에는 슬픔이 나뒹굴었고 광화문에는 촛불이 들끓었다. 사람들은 말로 헤아릴 수 없는 슬픔을 예술로 표현했다. 가수들은 노래를 불렀고 작가들은 글을 썼다. 엄지만한 노란 리본을 만들었다. 앞서 본 *이야기 또한 세월호의 슬픔으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이야기다.
* 신카이 마코토의 영화 〈너의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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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가을, 광화문에 마련된 미수습자 분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분향소에는 흰 국화꽃들이 줄지어 열을 맞췄다. 아이들 앞에 흰 국화 한 송이를 놓았다.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던 아이들. 그들은 차오르는 물속에서 살기 위해 발버둥을 쳤을 것이다. 숨이 막혔다. 참았던 슬픔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눈을 질끈 감았다.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난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곧 굳게 결심했다. *세상이 이렇게까지 가혹하다면 난 이 슬픔을 가지고 온 힘을 다해 살아갈 것이다. 이 슬픔만으로 계속 발버둥 칠 것이다. 서로 떨어져 있다 해도.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어도. 나는 살기 위해, 살아가기 위해서 발버둥 칠 것이다.
*신카이 마코토의 영화 〈너의 이름은〉의 원작 소설 제6장에서 영감을 받음
이 말이 메아리가 되어 마음속에 울려 퍼졌다.
가슴 아픈 낭만이었다.
소중한 사람.
잊고 싶지 않은 사람.
잊어서는 안 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