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교육과 학생이면 생각해봐야 할 것들.
고등학교 학창시절 수학교사가 되고 싶어서 수학교육과를 가고 싶어 했던 열아홉 살의 내가 생각났다. 학교 선생님은 수학교육과를 갈 성적이 안 되니 수학과를 가서 교육대학원에 진학하는 건 어떻겠냐고 물었고 난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았다. 꿋꿋이 수시원서 6개 모두 수학교육과를 넣었고 당당히 인 서울 소재의 사범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 내 고집을 꺾을 수 없었던 이유는 확실하지 않지만 반드시 그럴 거라는 한 가지 믿음 때문이었다.
‘수학이랑 수학교육학은 학문적 성격이 아예 다를 것이다.’
어느덧 그때 그 아이는 대학교 2학년이 되었고 수학교육학신론이라는 교재를 가지고 수업을 듣게 되었다. 여기서 그 아이가 가졌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도대체 수학교육학은 어떻게 발전되어왔으며 수학이랑 다른 점은 무엇일까. 그리고 수학교육학은 학생들에게 공부할 필요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수학교육학이 수학과 다르게 독자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심리학의 도움이 컸다. 이 말을 듣고 그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아니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아동이나 학생들의 심리적인 측면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학문을 가르치기 이전에 아이들과 소통이 되어야하는 건 기본 중에 기본 아닌가?’
물론 이 말도 틀린 대답은 아니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다. 심리학은 수학교육학만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들여왔던 노력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교육학이라는 학문이 발전되어 온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20세기 이전에는 교육학과라는 과목이 정규학과로 설치되지도 않았으며 초창기 교육학 강의를 담당했던 교수들마저도 철학과나 역사학과 교수들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교육학이 독자적인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이전에 속해 있던 학문들과 거리를 두어야 했다. 따라서 교육학은 심리학과 연합하여 그들만의 새로운 교육학의 정의를 도출했다. 먼저 교육학으로 발전되기 전에 교육의 정의란 바로 이렇다.
‘인간을 건전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되게 하는 과정 또는 활동’
심리학의 정의는 인간의 여러 측면 가운데 특별히 그 행동의 변화에 관심을 두는 학문을 말한다. 이 심리학의 정의와 교육의 정의가 서로 연합하면 다음과 같이 교육학 이라는 새로운 정의를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교육학이란 인간 행동의 계획적, 조작적 의도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그 결과 교육학은 하나의 독립된 학문으로서 가치를 가지고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수학교육도 이와 마찬가지로 심리학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심리학은 수학교육에 긍정적인 기여를 해왔으며 수학 교수 학습방법에 이론 형성에 대한 많은 기여를 했다. 하지만 꼭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만은 아니다. 학습이란 배움을 뜻하는 학(學)과 익히는 과정인 습(習)을 합친 말이다. 어떻게 가르칠지 그리고 어떻게 익힐지 두 개다 합해야 진정한 학습이다. 심리학은 실험 결과를 중요시 여기는 학문이기 때문에 수학교육학 연구자들에게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라는 방법만 연구하도록 했다. 즉 현재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어떻게 익히는지에 대한 방법은 논의되지 않았다는 점을 부정적인 영향으로 볼 수가 있다.
수학교육학은 수학으로부터 독자적인 학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다. 수학이 수학교육학을 하나의 학문으로서 인정하지 않으려 했기에 서로의 관계는 대립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수학교육학이 수학과 아예 관련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수학교육에 관심에 가지고 끊임없이 연구를 한 사람들 대부분이 수학자이기 때문이다. 수학교육에 기여를 한 대표적인 수학자 3명이 있다. 클라인과 페리 그리고 무어이다. 현대 수학교육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클라인은 수학교육의 중요성을 강의를 했다.
“수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함수적 사고가 중요하기 때문이다.”수학자 클라인
그는 수학에서 이루는 군과 인간의 사고방식이 닮았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말했고 이는 현재 클라인의 4원군이라고 불리고 있다. 영국의 페리는 직관적이고 실험에 기초한 접근법을 주장했으며 미국의 무어는 수학적 발견을 중요시한 교수법을 개발했다. 결론적으로 수학과 수학교육과는 대립관계이지만 수학교육학 발전에 큰 공로를 수학자들에게 받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가 없다.
수학교육학과 학생들은 수학을 얼마만큼 배워야 하는가? 한 가지 자명한 사실은 현재 수학과 학생들과 수학교육과 학생들이 배우는 수학 내용이 별반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다. 수학자들 사이에서는 이 문제를 두고 오랜 시간 동안 다투었는데 현실적인 조건을 따져 수학과 수학교육학 그리고 교육학에 관한 비중을 어느 정도 가져야 할지에 대한 의견도 제 각각이다. 난 현재 대학에서 배우는 심화적인 수학 부분을 줄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현재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을 어떻게 잘 가르칠 것인지에 관한 교수방법에 대한 논의를 더 해야 한다. 현재 모든 수학교육과 사범대학의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전공 수학에 관한 내용과 일반 교육학이 주를 이룬다. 실질적으로 중고등학교에서 써먹는 수학교수법에 관련된 부분은 3~4과목 정도밖에 배우지 않는다. 그 결과 현직 수학교사 또한 대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은 임용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관문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현직 사범대생으로서 개선하고 싶은 점을 두 가지로 이야기 하고 싶다. 먼저 첫 번째로 대학에서 배우는 심화적인 수학 내용은 중등고등학교 수학 내용과 연관 지어서 배워야 한다. 초등학교에서 직사각형 넓이를 구하는 과정은 직사각형의 가로의 길이와 세로의 길이를 곱해야 한다. 이 과정은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정적분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또 푸비니 정리(Fubinips Theorem)에서 유도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이 과정을 수학교육과 학생들에게 함께 가르쳐야 한다. 그럼 현재 내가 배우고 있는 수학 내용이 단순히 임용을 통과하기 위한 관문으로 남지 않게 된다. 내가 지금 배우고 있는 대학 전공수학은 더 넓은 세계를 바라 볼 수 있다는 안목을 기른다는 생각을 가질 수가 있다.
두 번째로 수학교재 연구와 수학교수법연구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 수학교육과 학생들은 수학교사를 꿈꾸고 온 학생들이 많다. 지식이 많다고 해서 잘 가르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대학에서 연구해야 한다. 전공수학도 중요하지만 일차적으로 우리는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아이들의 교과내용에 대한 이해가 더 절실하다. 학교에서 처음 부임한 수학교사가 가르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으려면 현재 배우고 있는 전공수학에 대한 내용을 대폭 줄이고 교수법과 교재연구 과목을 더 늘려야 한다.
수학교육학과 수학은 무엇이 다른가? 라는 질문으로 앞으로 수학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수학교육은 심리학의 도움을 많이 받았으며 또한 대립관계에 있었던 수학자들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현재 수학교육학과 학생들은 주로 전공수학과 교육학을 주로 배우고 있었다. 이에 대해 난 수학교육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방향성에 대해 두 가지로 들어 설명했다. 대학에서 배우는 수학내용을 중고등학교랑 연관 지어 배워야 하고 수학교재연구와 수학교수법 연구가 핵심이 되어야한다고 말했다. 수학교육학을 배우는 이유는 오로지 학생들을 위함에 있다. 수학을 배우는 데 있어서 배우는 입장인 학생은 수학이 너무나도 쉽고 재미있어야 하고 반대로 수학교사는 늘 어떻게 가르칠지를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수학은 그저 내가 수학을 공부했다는 점에서 끝이 나지만 수학교육학은 내 뒤에 날 따르는 학생들이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것이 수학교육학과 수학의 핵심적인 차이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