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기 PR계의 빠가사리다. 어느 정도냐? 카페 알바 지원하는데 인권에 관심 있다고 쓴 적 있음. “어머나, 진짜 빠가구나?” 라고 생각하셨다면 예, 맞아요. 그게 저예요.
나는 남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을 주로 해왔고, 앞으로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중요한 건 나조차도 내 눈에 안 보이는 건 없는 셈 친다는 거다. 내가 무엇을 해왔고, 무엇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 지금 하는 이 일이 어떤 결과를 내기 원하고, 그래서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를 냈는지 스스로 체크하고 깃발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작은 것도 ‘내가 이거 했음’ 표시를 해둬야, 나중에 ‘내가 이거 했구나’ 안다. ‘내가 이거 했음’ 표시가 없으면, ‘나 뭐 하고 살았냐고오’의 구덩이에 빠져있는 시기가 무한정 길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 이 책 읽었다고 써서 올리고 있다. 고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치만 구덩이 속보단 낫다고 최면을 걸어본다. 이걸 하면서 큰바람은 없지만 작은 바람은 있는데, 어쩌다가 여기 와서 내 인생의 깃발들을 보는 누군가가 마음이 북돋워지는 것. 항상은 아니어도 가끔. 내 맘을 북돋아 준 구절들이 너의 마음에도.
<프로페셔널의 조건>은 자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강점 활용, 자기실현에 관한 책이다. 다루는 범위가 넓은데도 가볍지 않아서, 내가 해온 일들을 재평가해 볼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되었다. 2012년도 책인데도 낡지 않은 느낌. 읽으면서 “일을 할지 말지, 어딘가에 속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데 자신의 ‘가치관’이 궁극적인 평가/결정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구절이 인상 깊었고, 이제는 스스로 ‘어디에 있으면 안 되는지’ 정도 아는 사람이 되었다는 게 기뻐지기도 했다.
지속적 학습, 3~4년에 한 번씩 공부 주제 바꾸기, 의사결정과 동시에 예상 결과를 적어 사후검토하기 같은 실용적인 ‘프로페셔널 팁’들이 있어서 변화를 생각하는 사람에게 유용할듯하다.
그리고 “한 번 더 검토해 보자는 유혹에 빠지는 건 비겁하다. 용감한 사람은 한 번 죽는 데 비해 겁쟁이는 백번도 더 죽는다.”라고 쓰여있다. 검토 없이 업로드 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