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노동을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집에서 애나 보고 노는 주제에
정말 집에서 애도 보고 놀 수도 있는 주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얼마나 좋은가.
놀기도 하고 애도 보고.
하지만 그런 일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집에서 애를 보는 것이 왜 노는 일이라고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은 아마도 집에서 한 번도 아이를 보지 않았던
사람들의 입에서 하는 말이리라.
단 1시간 만이라도 어린 조카나 아이를 돌 보았던
경험이 있다면
"도대체 어떻게 24시간 애를 본다는 거야..?"
싶어서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들 아이 보는 힘듦에 대해서는 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 일은 "생산적이지 않은 일"이며
"수익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무시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를 보는 일은 상당히 생산적인 일이다.
사회의 한 구성원을 만들어 내는 일이기 때문에.
값지고 보람찬 일이다.
누구 하나 돈 주는 사람은 없지만
감히 돈으로는 책정할 수 없는 일이 바로 육아다.
무시하지 말아라.
그 누구 보다도 부지런하고 바쁘게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양육자들이다.
차라리 밖에서 일하는 게 육아보다 덜 힘들다
그냥 하는 말 같은가?
아니다.
회사에 나가는 게 훨씬 자유롭다.
커피 마시고 싶을 때 마시고
점심시간 되어 때 되어 밥 먹을 수 있고.
업무에만 집중하면 되니까.
하지만 육아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없다.
"제 때"에 할 수 없는 게 육아다.
밥 먹는 것도, 씻는 것도, 똥 싸는 것도,
일어나는 것도
자는 것도.
여기에 나의 자아는 없다.
미친놈 같은 상사 때문에 미치겠는가?
아기를 상사로 두면 미칠 일은 더 많아진다.
회사 다니면 퇴직이나 하지
육아는 퇴직도 못 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육아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육아는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