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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ill Water Nov 25. 2020

뉴욕 호텔 숙박비보다 더 비싼 인큐베이터 비용!

미국의 NICU(신생아 집중치료실)은 어떻게 생겼을까? 


병원에 있는 이틀 동안 나는 힘껏 모유를 유축하여 아기에게 전달해 주었다. 아기가 너무 작고 힘이 없었기 때문에 직수는 불가능했다. 전문가와 여러 번 시도를 하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아 결국 유축을 하고, 젖병에 담아주기로 했다. 미숙아들이 쓰는 젖병은 일반 젖병이 아니라 플라스틱의 눈금이 있는 병으로 젖꼭지만 연결할 수 게 되어 있다. 위가 굉장히 작기 때문에 먹는 양이 많지 않아 처음에는 이 병도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아기의 뱃구레를 늘리기 위해, 몸무게를 늘리기 위해, 굉장히 공격적으로 수유량을 늘려가는데 이렇게 늘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그 양을 많이 늘려나간다. 병원 입장에서도 병실 확보를 위해 아가가 빨리 퇴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병실에 오래 있을수록 병원비도 어마어마하게 나가기 때문에... 

하루에 $1,000~2000 정도 드는 비용이니 허리가 휠 수밖에 없다. 뉴욕의 숙박비도 인큐베이터 비용만큼 비싸진 않을 것이다. 

(보험에서 어느 정도 처리가 가능하지만 그런다고 하더라도 100% 커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당히 부담되는 비용이다. 아기가 태어난 지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한 달에 $200 정도를 지불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미숙아 의료 지원이 된다는데, 미국에서는 과연 어떨까. 한국의 신문에서는 전액을 정부에서 부담한다고 되어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주 마다 법도 다르고 지원도 다 다른데, 보통 병원에서는 보험사와 이해 관계가 있기 때문에 사실상 보험사가 얼마나 커버해 주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 "미숙아를 낳을 거라는 예상"을 하지 않고 한국처럼 태아보험이나 이런 게 따로 있는 것이 아닌 만큼 비용의 책임은 부모에게도 향할 수 밖에 없다. "돈이 없면 죽어도 어쩔 수 없는 게 미국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많지만 미국은 돈이 없어도 일단 살려는 준다. 그냥 출산을 해도 돈이 많이 드는 나라인데, 미숙아를 출산 했으니 빚은 더 많아졌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어쩌할 도리가 없다. 조금씩 갚아 나가는 수 밖에. 


내가 있던 뉴욕의 병원은 아기들을 위한 방이 각각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한쪽에는 인큐베이터가, 다른 쪽에는 기저귀 및 모유 보관을 위한 냉장고, 손을 씻을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심지어는 한쪽에서 잠을 잘 수도 있다. 일정한 시간에만 아이를 방문하게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집으로 가서 아기를 케어할 사람은 부모인 당사자들이기 때문에 부모 교육도 철저하게 시킨다. 어떻게 수유를 할지, 어떻게 트림을 시킬지, 기저귀 가는 방법도 상세하게 알려준다. 


분명히 간호사가 줄 땐 꿀꺽꿀꺽 잘 먹던 녀석이, 내가 주면 잘 먹질 않아 집에 오는 길에 얼마나 속상했던지.앞으로 어떻게 돌보면 좋을지 갑자기 눈 앞이 깜깜해지기도 했다. 호르몬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나는 좋은 엄마가 아니라며 엉엉 울기도 했다. 


병원에 있었던 6주 정도의 시간 동안 집에서 병원으로 왔다 갔다 4시간 통원을 하며 아기를 돌보았다. 주로 아침 일찍에 가서 저녁 늦게 오는 일이 다반사였고, 집은 그야말로 잠만 자러 가는 곳이었다. 이 때문에 산후조리도 사실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먹는 것도 그냥 병원 카페테리아에서 대충 먹었다. 미역국은 정말 사치였다. 끓여 줄 수 있는 사람도 없었고, 끓일 시간도 없었다. 가까운 친구의 어머니로부터 한 그릇 얻어 먹을 수 있긴 했지만... 이 때 몸이 망가지면 나중에 고생한다는 말을 듣고 부랴부랴 한인 마트에서 미역을 사다가 끓여 먹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산후조리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홀로 떨어져 있는 아기를 보러 가는 일이었기 때문에 당시엔 산후조리에 대한 생각 조차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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