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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ill Water Nov 26. 2020

인큐베이터 간호사들과의 갈등!

우리한테 왜 그래요? 


24시간 집중적으로 돌보아야 하기 때문에 오전 오후에 만나는 간호사들도 참 다양했다. 

인종도 나이도 다 달랐는데, 어떤 분은 궁금한 게 있으면 하나하나 다 자세하게 알려주시는가 하면 어떤 분은 굉장히 예민하고 날카롭게 구는 분도 있었다. 

니큐에서 보내는 시간이 흐르며, 기저귀를 가는 일이나 수유를 하는 일 등의 다른 것들은 어느 정도 익숙해서 괜찮았지만 트림시키는 게 왜 이렇게 힘이 들던지... 어떤 자세로 어떻게 두드려주는 것이 좋은지 한 참을 헤맸던 것 같다. 보통의 신생아들의 경우 아기를 들어안아 등을 토닥 거려주면 그만이지만, 우리 아기는 너무 작았던 터라 오히려 그렇게 들어안는 것이 불안하게 느껴졌다. 거기다가 트림이 나오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렸기 때문에 나름대로 터득한 노하우가 바로 아기의 얼굴을 손에 대고 등을 토닥여주는 것이었다.  



한 번은 덩치가 좋은 간호사가 와서 트림시키는 방법을 보여주시는데 아기의 등을 너무 팍팍 때리셔서 속상해 눈물이 다 나왔다. 이 정도는 두드려주어야 한다며,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간호사가 아기의 등을 두들길 때 마다 아기의 몸이 막 흔들리니 이게 맞는 방법인지 저렇게 해도 되는 건지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름대로 경험도 있고 노하우가 있었던 간호사라 위험한 것은 당연히 없었겠지만, 엄마의 눈으로 보았을 때 모든 것이 못 미더웠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한 번은 나이 많은 간호사께서 아기를 맡아 주셨는데, 어찌나 예민하게 구시던지. 건조한 말투로 나에게도 남편에게도 상당히 불편함을 드러내셔서 기분이 언짢았다. 이 분에게 아기를 맡겨도 좋을까, 아기가 혹시라도 보채거나 하면 나쁜 일은 하지 않을까 별별 생각까지 다 들어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분께서 여러 도움을 많이 주셔서 결과적으로는 일이 잘 풀리게 되었다. 당시 우리가 그 간호사 선생님을 맞닥드렸을 땐 조금 피곤하셨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원래 성격 자체가 다정다감한 편은 아니신 것 같았고 우리 쪽에서 오해를 한 것 같아 죄송스러웠다. 이곳에서 만난 대부분의 간호사들이 너무나도 밝은 분들이셨던지라 아마 더 비교가 되었을지도... 


 이곳에선 간호사 한 명이 아기 한 명을 일대일로 맞춤 케어를 한다. 미국의 이러한 시스템이나 인력 보충도 눈여겨보아야 할 사항이 아닌가 싶다. 한국에선 일손이 정말 부족하다고 하는데, 신경을 배로 써야하는 NICU는 얼마나 더 바쁘게 돌아가고 있을지... 

다들 직업 만족도가 높아 보였고, 아기를 보는 따스한 시선과 손길에 감사를 드릴 수 밖에 없었다. 작은 아기를 낳아 걱정이 큰 산모들에게 여러 이야기를 해 주며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기도 했다. 실제로 병원 복도에는 미숙아로 태어났던 아이들이 현재는 어떻게 성장했는지 사진이 전시 되어 있다. 나도 그걸 보며 걱정을 덜어내기도 했다.


간호사들의 게시판 곳곳에도 건강하게 자란 아이들의 사진과 편지가 걸려있다. 

'나도 언젠간.. 저렇게 웃으며 감사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는 생각을 하기도 했던 것 같다. 


우리 아기는 다행히도 체중 문제만 있었기 때문에 병원에서도 "Super Kid"라고 불렸고, "Peanut"이라는 별명으로 퇴원할 때까지 많은 간호사 선생님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아픈 곳이 없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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