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에 또 고민을 털어놓았다
뭘 만들면 좋을까요? 어떤 아이템 또 만들죠?
창작자로 살아간다는 건 매일 새로운 작업에 눈을 뜨고, 나만의 아이디어를 탐색하는 일상의 연속이다. 그것은 곧 나의 희망이자 목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아이디어란 늘 반짝이는 번개처럼 뇌리를 스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인 경험과 수많은 작품들을 바라본 기억 속에서 천천히 스며들어 완성되는 경우가 더 많다.
나 역시 수많은 핸드메이드 작품들을 보고, 그 안에서 자극을 받아 비로소 내 작업으로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여전히 “도용 금지”라는 이름 아래,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창작물을 홀로 발명해 낸 듯, 자신만의 순수한 원천성을 주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시비와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모방이냐 창조냐를 두고 눈살 찌푸릴 일들이 반복된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많은 작품은 이미 해외든 국내든 오래전부터 만들어져 왔고, 디자인 역시 그 흐름 위에서 이어지는 것일 뿐이다.
창작의 본질은 ‘완전한 새로움’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겹겹이 쌓아 올려 나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데 있지 않을까. 결국 우리는 모두 선배 창작자들이 남긴 흔적 위에서 걷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창의성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아니라, ‘있는 것을 새롭게 보는 힘’ 일 것이다. 남들이 무심히 지나친 것을 발견하는 눈, 똑같은 재료와 기법 속에서 자신만의 해석을 불어넣는 태도, 그리고 과거의 흔적을 미래의 언어로 바꿔내는 감각. 창의성은 고립된 천재의 순간적인 번뜩임이 아니라, 세계와의 끊임없는 대화 속에서 피어나는 꽃과도 같다.
우리는 모두 이전 세대가 남긴 흔적 위를 걷는다. 다만 그 흔적을 따라 걷되, 내 발자국을 어떻게 남길 것인가가 창작자의 과제다. 진정한 창의성은 ‘전혀 없던 것을 만들었다’는 착각이 아니라, ‘있던 것을 새롭게 연결하고 의미를 다시 태어나게 했다’는 자각 속에서 빛을 발한다. 결국 창작은 모방의 반복이 아니라, 모방을 넘어선 변주의 예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