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재우입니다.
블로그에 올린 마지막 글이 1월 2일 자. 올해가 되자마자 올렸던 글이군요. 오랫동안 소식을 남기지 못해 죄송하지만, 그만큼 저로서도 정말 순식간에 지나간 한 해였습니다. 아직 12월 한 달이 남았으니, 벌써 올해 인사를 드리는 것은 아니고요.
제게는 여러 가지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먼저 그동안 쭉 해오다가 올해 중단했던 일들을 꼽자면,
1. 집필 - 올해는 책을 못 썼네요. 책이 아니라 글도 제대로 쓰지 못했습니다.
2. 팟캐스트 - 회사 다닐 때도 주 3일씩 올렸던 팟캐스트를 쉬었고요.
3. 유튜브 - 유튜브 역시 기획 > 녹화 > 편집할 시간이 도저히 나지 않더라고요.
4. SNS - 평소 sns를 많이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따금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올렸는데 올해는 그마저도 깨끗.
5. 독서 -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중단은 아니고, 그저 틈나는 대로 조각조각 읽거나, 모두 잠든 한밤중에야 겨우 읽거나 하는 바람에 예전만큼 충실하게 읽지 못했습니다.
굵직한 것을 꼽아보니 이 정도네요. 30대의 시간을 가장 많이 쏟은 작업들이군요. 책 읽고, 글 쓰고, 방송하고. 물론 완전히 놀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 중에 제일 강도높은(?) 1년이었어요. 이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1. 새 집으로 이사를 했습니다(1월).
결혼하고 나서 원룸 오피스텔에 1년 가까이 살다가 처음으로 보금자리를 마련했네요. 좋은 기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에 입주 청소를 제가 며칠 동안 했습니다. 50분 청소, 10분 명상의 루틴을 지키면서요.
2. <혼자하는 공부의 정석> 개정판이 나왔습니다(3월).
2018년 공부법 1위, 예스24 올해의 책 후보였던 이 책이 나왔을 당시에는 혼공이 트렌드는 아니었지요. 저는 그저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혼공'이라는 연구 결과를 가지고 이 책을 썼는데, 그 이후 코로나 비대면 시대가 겹치면서 혼공이 대세가 되어버렸습니다.
공부에 관심이 있는데 아직 안 읽으셨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지요. 10년이 지나도 읽힐 공부법 책입니다. (하하)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8121232
3. 오덕이가 태어났습니다(3월).
아이가 생긴 후에 제가 마음을 썼던 부분은 딱 하나였습니다. 아이 엄마가 마음을 편히 가지는 것. 그것만 된다면 나머지는 저절로 된다고 배웠고, 그 가르침이 맞다 여겨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오덕이는 42주차까지 느긋하게 기다려, 제 속도에 맞춰 무사히 잘 나와주었고, 지금까지 속 한 번 안썩이고 아주 잘 크고 있습니다.
"오로지 아이 엄마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 아이 아빠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는 법륜 스님 말씀 덕분입니다.
4. 육아와 살림의 시간(4월 이후 계속).
해보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다고들 했습니다. 직접 해본 사람만 통하는 이야기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저 역시 실제로 해본 다음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이야기가 있지요. '부모가 되어보기 전에는, 내 부모의 마음을, 그리고 온 세상 부모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렇기에 부모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길은 부모가 되어 보는 것이다.'
많이 배웠고, 많이 감사했으며, 방금 전까지 분유 220ml를 먹이고 나온 지금도, 계속 배우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5. 명상하는 시간을 늘렸습니다(4월 이후 계속).
명상은 스무살 즈음 이후 계속 틈틈이 해왔지만, 오히려 결혼하고 아이를 가진 이후에 그 시간이 더 늘어나게 되더군요. 아내가 만삭일 때는 태교 삼아, 잠들어 있는 아내 옆에서 매일 밤 명상을 했고, 육아와 살림, 즉 아이를 안고 달래거나 설거지를 달그락 그리며 할 때는, 마음을 고요한 곳에 머무르고자 했습니다. 제가 태어나서 가장 많이 명상을 한 1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명상은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행주좌와 어묵동정, 움직이고 멈추고 앉고 눕고 말하고 말을 아니하고에 관계없이 항상 할 수 있으며 해야만 한다는 것 또한 확연히 알았습니다.
6. 혼공 마스터 클래스와 혼공 마스터 코칭을 더 많이 진행했습니다.
혼공 마스터 클래스는 혼자 공부하는 방법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다룬 프로그램이고 혼공 마스터 코칭은 이를 바탕으로 한 1:1 학습 컨설팅입니다.
효율적인 공부법, 암기법, 집중력을 기르는 법, 동기부여와 자신감, 공부 습관과 멘탈 관리, 공부머리를 위한 독서법과 진로 선택까지. 말 그대로 공부 방법의 모든 것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전국의 중고등학교에서 더 많이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일 년 내내 바삐 강의를 했으며, 주말에는 예약된 컨설팅으로 계속 바빴습니다. 올해는 혼공 마스터 클래스와 육아로 1년이 다 지나간 느낌입니다.
7. <혼자하는 공부의 정석>이 대만에서 출간되었습니다(12월).
제 책이 처음으로 해외에 나간다고 하니 기분이 묘하더군요. 3년쯤 전인가 대만 여행을 갔을 때, 우육면을 제대로 못 먹었는데요, 다음에 대만에 가면 우육면과 혼공 책을 들고 기념 사진을 찍어볼까 합니다.
8. 혼공 마스터 클래스(12월)를 줌 강의로 시작했습니다.
제가 그동안 해온 강의는 모두, 어딘가에서 초청을 받아 갔었던 강의입니다. 학교든, 도서관이든, 기업체든, 아니면 강의 플랫폼이든. 강의를 할 때마다 늘 저의 다른 강의 일정을 알고 싶다고 질문 주시는 분들이 계셨는데요. 게으름 탓에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 드디어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해온 강의들을 잘 정돈하여 우선 첫번째 시리즈 '부모를 위한 혼공 마스터 클래스: 혼자 공부하는 우리 아이 만들기'를 오픈했습니다. 자세한 안내는 다른 포스팅에서 하지요. 우선 링크 아래 남깁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studymasterclass/category/ALL?cp=1
이상입니다. 새해 초에 그런 소원을 세웠더랬습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고요한 마음을 유지하자. 그 결심을 예외없이 지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 해의 마지막 달 12월이 되어 올해를 되돌아보니, 아주 바쁜 와중에도 제법 잘 살아온 것 같습니다. 조만간 유튜브와 팟캐스트도 재개할 예정입니다. 반 년 넘게 쉬는 동안 무르익은 부분이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하려 합니다.
혼공 마스터 클래스로, 놀러 오세요. 공부는 할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