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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재우 Aug 06. 2015

#45 나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 <블루오션전략>

성공적인 차별화를 위한 한 가지 힌트

제주에 일이 있어 김포 공항을 들렀을 때다. 


저가 항공사의 티켓팅을 하는 작은 부스 앞에 늘어선 긴 줄과, 텅텅 비어 있는 일반 항공사 부스의 대비가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저가 항공이 일반화되었지만 캘러허가 '기내식이 제공되지 않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를 처음 열었을 때, 저가 항공은 고정관념을 뒤엎는 파격적인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캘러허는 특히 대동소이한 일반 항공사들 사이의 포화 시장에서 치열한 '저가 항공'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위대한 경영자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태양의 서커스'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 친숙한 '시르크 뒤 솔레이유'는 서커스와 무용, 음악과 연극을 종합하여 만들어 낸 기존에 없는 완전히 새로운 공연이다. 공연에 대한 호응이 얼마나 뜨거웠냐면, 그들은 서커스 업계에서 세계 최고로 인정받는 '링링 브라더스 앤 바넘 앤 베일리'가 100년 이상 걸려 달성한 수입 규모를 시르크 뒤 솔레이유는 20년도 안 되는 기간에 벌어들였다. 게다가 이것은 이미 사양 산업으로 평가를 받는 서커스 업계에서 만들어 낸 결과다. (김 빠지는 이야기긴 하지만 '태양의 서커스'는 2015년에 재정난으로 문을 닫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들이 만들어 낸 성공 사례가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다)


위의 두 가지는 블루오션전략의 가장 유명한 성공 사례다. 블루오션전략이 지시하는 바는 코 앞에 갖다 댄 백열전등처럼 명확하다. 


경쟁자로 가득한 핏빛 바다, 더 이상 먹을 것이 없는 레드 오션을 과감히 떠나 널린 기회와 풍요로운 보상이 기다리고 있는 새로운 시장을 찾으라는 것. 


이 책은 기업들이 런칭 하는 비즈니스의 86%가 레드 오션의 전략을 채택하지만, 총 수익 비율에서 레드 오션의 어획량은 겨우 39%에 불과하며, 고작 14%만이 도전한 블루 오션에서는 총 수익의 61%를 거두어들인다는 연구 결과를 들이밀었다. 


<블루오션전략>이 2005년 처음 발간되어 손가락으로 '파란 바다'를 가리켰을 때, 경영학계에는 일대 '파란'이 일었다고 한다.  '30개 언어권 100개국에 번역 계약'이라는 하버드출판사 역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다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파란 바다에 뛰어들지 못하는 것은 새로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새롭다는 말은 모른다는 뜻이다. 모르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으므로 주저하게 된다. 시뻘건 레드 오션에서 몸을 빼지 못한 채 뒤엉켜 있는 이유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두렵다고 하여 몸을 사린 채 웅크리고 있을 필요는 없다. 블루오션전략이란 말은 새로울지라도 블루오션전략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쓰고 있는 필수품들 중에 상당수는, 30년 전에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스마트폰, MS Office, 프라푸치노, 전자 모기채 등등). 같은 식으로 지금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것들이 30년 후에는 필수품이 되어있을 것이다. 블루오션전략은 다른 것이 아니다. 


없었던 물건과 서비스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과정, 그것이 블루오션전략이다.  


그렇다면 '어딘가 있는 무언가를 찾듯' 우리 눈에 전혀 들어오지 않는 파란 바다를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힌트는 바로 우리가 헤엄치고 있는 레드 오션에 있다. <블루오션전략>은 그 방법을 ERRC라고 말한다. 


E(eliminate, 제거), 업계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요소들 가운데 제거할 것은 무엇인가.
R(reduce, 감소), 업계에서 표준 이하로 내려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R(raise, 증가), 업계에서 표준 이상으로 올려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C(create, 창조), 업계가 아직 한 번도 제공하지 못한 것 중 창조해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우리의 현재 상태에서 제거, 감소, 증가, 창조시킬 것을 열심히 고민하다보면, 경쟁자들이 가득한 기존의 바다에서 빠져나와 풍요로운 보상이 가득 모여있는 블루오션으로 향하는 길이 열린다는 뜻이다. 

우리는 여기서 <블루오션전략>을 가지고 우리 자신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조직의 생산성을 늘리기 위해 연구되는 경영학 지식의 상당 부분을 개인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데 접목시킬 수 있듯, 이 블루오션전략도 우리들 자신의 성공적인 삶을 향한 나침반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의미다. 


오늘날 레드오션에서 허우적거리는 것은 비단 기업과 조직들 뿐만이 아니다. 개인 간의 경쟁에 있어서도 치열함의 수은주는 떨어질 줄을 모르고 상승일로다. 거의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취업 전선에 막바로 뛰어들어도 상관이 없었던 시대가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취직이 결정되고, 그렇게 들어간 대기업을 평생 직장이려니, 하면서 다녔던 시기도 있었다. 로켓 꼭대기에 앉아 가만히 달을 향해 날아갈 수 있었던 좋은 시절였다. 


지금 세대는 그런 고도 성장의 황금기와는 차원이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완전 무장을 하고 전선에 투입되어도 전초기지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나가 떨어지는 사상자가 부지기수다. 분명 더 많은 투자와 준비를 하지만, 먹을거리는 어디에 숨었는지 눈을 씻어도 찾기 어려운 현실이다. 


투입은 확실하게 증가하는데 수요는 증가 속도를 따라올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현실에서, 개개인이 고민해야 할 전략 역시 바로 블루오션 전략이 아닌가 한다. 자신 만의 블루오션을 찾아내지 않으면 영원히 레드 오션에 갇혀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로켓은 이미 떠났고, 다음 로켓은 언제 다시 날아오를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자영업자든, 취업준비생이든, 학자든, 글쟁이든. 이미 취업한 사람이든. 자신 만의 블루오션에 길이 있다. 머지않아 그곳 역시 레드오션으로 변할 지라도, 또 다시 블루오션을 향해 노를 저어야 한다. 평생을 잠시도 쉬지 않고 대양을 헤엄치는 참치가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운명인지도 모른다. 


나만의 블루오션을 어떻게 찾아낼까. 내가 속해있는 분야에서 나를 차별화시키는 길은 무엇일까. 그 답을 블루오션전략에서 힌트를 얻으면 어떨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에서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지금 하는 것에서 조금 줄여도 되는 것. 

지금 하는 노력에서 조금 더 해야 하는 것. 

그리고 아직 하지 않은 것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것. 


영원히 탁월한 사람은 있을 수 없더라도, 스스로를 재창조함으로써 우수함을 유지할 것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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