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는 어떻게 가격 파괴자가 되었나
내게 코스트코 쇼핑은 미국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기술이자 노동에 가깝다.
매장은 왜 이렇게 크고 카트는 왜 이렇게 무거운지, 평일에도 계산대 줄에 서서 기다리기 일쑤다.
그럼에도 내가 매번 코스트코(Costco) 쇼핑을 끊을 수 없는 이유는 하나다. '압도적인 가격' 때문이다.
특히 육류, 과일, 우유, 계란, 와인 등 일부 품목은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가격이 저렴하다.
타겟 계산대 옆 냉장고에서 1.49 달러인 탄산음료 한 캔이, 코스트코에서는 24캔에 9.99달러이다.
단순한 할인을 넘어, 가끔은 배신감마저 느껴지는 이 가격 차이는 어떻게 가능한 걸까?
보통의 대형 마트는 매장 유지비, 광고비, 재고 처리 비용 등을 고려해 40~50%의 마진을 책정한다. 제조사가 100원에 납품한 물건이 소비자에게 200원에 판매되는 이유다.
하지만 코스트코는 마진 구조 자체가 다르다.
‘일반 상품 14%, PB(커클랜드) 상품 15%'라는 내부 마진을 철저히 고수한다. 제조사가 100원에 납품하면 딱 118원 정도에 판다는 뜻이다.
낮은 마진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이 있다. 창고형 매장 특성상 매장 유지비가 적게 들고, 광고도 안 하고, 인건비도 최소화했다.
종종 할인 행사를 하더라도 제조사 부담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판매가 안되었을 때의 손실도 적다.
제조사 납품 원가에 최소한의 마진만 붙여 파니, 가격은 저절로 저렴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소수의 상품만 운영하기 때문에, 특정 제조사에 발주 물량을 몰아주며 MD의 협상력은 극대화된다.
“우린 이 가격 아니면 안 팔아"라는 코스트코의 뚝심이 말도 안 되는 가격을 만드는 첫 번째 비결이다.
우리가 사는 많은 상품은 사실 내용물보다 '포장과 진열 비용'이 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코스트코는 이 지점을 아주 영리하게 공략한다.
낱개 포장을 과감히 포기하고 '묶음 판매' ‘대용량 판매‘를 함으로써 불필요한 포장비를 획기적으로 줄인다.
소비자는 단순히 양이 많아 싸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거품 섞인 포장 값’을 지불하지 않는 셈이다.
진열 방식도 투박하지만 효율적이다.
정육점에서나 볼 만한 큰 덩어리 째로 파는 고기, 음료캔 박스를 팔레트 채로 매장에 던져놓는 진열이 코스트코의 저렴한 판매가를 완성한다.
물론 이 '압도적인 용량'은 누군가에겐 진입 장벽이 되기도 한다. 특히 조금씩 자주 장을 보던 한국에서는 이 대용량이 부담스러워 가족, 이웃과 '소분' 품앗이를 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넉넉한 팬트리와 냉장고 2~3개가 기본인 미국식 라이프스타일과 만나면서, 코스트코는 1~2주에 한 번은 반드시 들러야 하는 '미국인의 창고'로 완벽히 자리 잡았다.
"영양제랑 고기만 사도 코스트코 연회비는 뽑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 혜택이 압도적이라는 뜻이다.
실제 미국 내 두 가족 중 한 가족은 코스트코 회원이다. 더 놀라운 건 이들의 충성도이다. 매해 90% 이상이 멤버십을 갱신한다.
기존 고객은 쉽게 안 나가고, 새 고객은 계속 들어오니 코스트코 입장에선 이보다 든든한 보험은 없다.
사실 이 멤버십 수익은 코스트코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이다. 코스트코 최종 순이익의 약 3분의 2가 물건 판 돈이 아니라 ‘연회비’에서 나온다.
2025년 회계연도 기준, 순이익 약 81억 달러 중 65%에 달하는 53억 달러가 멤버십 수익이다.
이게 왜 중요할까? 연회비의 수익이 큰 부분을 차지하다보니 코스트코 입장에선 "물건값에서 이익을 더 남기려다 회원을 잃는 것"이 가장 뼈아픈 실수가 된다.
마진을 더 깎아서라도 최고의 가격을 제공해 회원을 붙잡아두는 것, 그것이 코스트코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생존 전략이다.
결국 코스트코의 압도적인 가격은 단순히 마진을 줄인 결과가 아니다.
포장과 진열, 마케팅 그리고 멤버십이 지탱하는 수익 구조까지 기존 유통을 완전히 재정의하며 만든 '시스템의 승리'인 셈이다.
다음에는 코스트코 마지막 편으로 '한국 코스트코에는 없고 미국 코스트코에만 있는 것, 미국 코스트코에서 꼭 사야할 것'에 대해 추천한다.
코스트코 멤버십을 잘 활용하면 더 합리적인 쇼핑이 가능하다. 각자 지출 금액에 맞춰서 멤버쉽 등급을 정하고, 가능하면 한국 코스트코에서 멤버십을 만들어오는 것이 유리하다.
1. 연간 소비 규모에 맞춰 멤버십 등급을 결정하라
* 코스트코 멤버십은 골드(Gold Star / 연 $60)와 이그제큐티브(Executive / 연 $120) 두 가지로 나뉜다.
* 미국 기준 연간 $6,000(월 $500) 이상, 한국 기준 연간 400만 원(월 약 33만 원) 이상 지출 시 구매 금액의 2% 적립되는 '이그제큐티브'가 무조건 이득이다. 적립금만으로 연회비 상쇄가 가능하다.
* 2% 리워드 적립 외에도 코스트코 트래블(Costco Travel), 렌터카 및 보험 서비스 추가 할인, 그리고 이그제큐티브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별도의 특별 할인 카탈로그를 받아볼 수 있다.
2. 한국 코스트코 멤버십으로 전 세계 어디서든 쇼핑하라
코스트코 멤버십은 전 세계 공통이다. 한국 연회비(38,500원)는 미국($60, 약 8만 원대) 보다 훨씬 저렴하므로, 한국에서 미리 만들어 미국에서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단, 계산 시 '인터내셔널 카드'임을 매번 알려야 하고, 코스트코 주유소 이용 시에도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은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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