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 만토바 - 그라나 파다노 DOP 치즈
오늘 먹어볼 치즈는 이탈리아 북부 만토바 사의 그라나 파다노 치즈입니다. 저번 글에서 말했듯 이 그라나 파다노는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와 굉장히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라나 파다노는 파르미지아노만큼 유명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아마도 '파마산'으로 불리는 가공치즈가 유명해진 탓이 파르미지아노도 덩달아 유명해진 탓이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라나 파다노 치즈가 훨씬 잘 팔립니다. 해외와 본국인 이탈리아에서도 그 유명한 이탈리아 모짜렐라 치즈보다 또 파르미지아노보다 더 잘 팔리고 가장 많이 팔리는 이탈리아 치즈로 알려져 있습니다( ISMEA Qualivita 보고서(이탈리 DOP치즈 중 수출량 기준)). 그 이유는 파르미지아노와 맛과 풍미가 비슷하지만 생산 조건이 덜 까다로워 파르미지아노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렴하다고 해서 맛이 떨어지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이렇듯 뛰어난 재능? 에 비해 항상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에 묻혀 빛을 보지 못하는 치즈('홍'치즈,라고 불러볼까요??), 그라나 파다노 치즈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보겠습니다.
그라나 파다노 GRANA PADANO는 '파다나 평원에서 만들어진 그라나'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그라나는 '알갱이'라는 뜻으로 숙성을 마친 치즈의 절단면에서 촘촘한 알갱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전 글에서 말했듯이 파르미지아노와 오랜 시간 원산지를 둘러싸고 갈등을 지속하다 1955년 DOC(현재 DOP(원산지 보호 명칭)의 전신)를 취득하면서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그라나 파다노 치즈는 당일 짠 우유를 부분 탈지(지방을 걷어냄)해서 만들기 때문에 하루에 두 번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에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는 오후에 짠 우유에서 지방을 제거하고 다음 날 아침에 짠 우유와 섞어 만들기 때문에 하루에 한 번만 치즈를 제조할 수 있습니다. 그라나 파다노는 부분 탈지유로만 치즈를 만들기 때문에 파르미지아노보다 지방 함률이 낮습니다.
만토바 사는 1929년부터 이탈리아 만토바에서 치즈 일을 하고 있는 LSM 그룹에 속해 있는 치즈 회사입니다. 만토바라는 지역은 그라나 파다노뿐 아니라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도 만들 수 있는 지역에 속해 있어 이 회사는 두 치즈 모두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먹기 전 1시간 전에 상온에 꺼내 놓습니다.
은은하면서도 강력한 풍미가 느껴집니다. 겉면에서는 살짝 달콤한 과일향도 느껴집니다. 짠맛이 많이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치즈만 먹어도 괜찮을 정도로 짠맛은 적당했습니다. 우유의 풍미라고 말하진 못하겠지만 우유의 흔적은 느껴지는 맛이랄까? 녹는다기 보다는 먼저 작은 알갱이들로 쪼게 지고 입안을 돌아다니다 점차 서서히 녹습니다. 이 맛을 보고 싫어할 사람은 아마 없을 거라 생각됩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치즈의 맛이면서 동시에 훨씬 더 풍부한 고차원적인 맛 또한 느낄 수 있습니다.
*꼭 다른 요리에 넣어 먹지 말고 먼저 치즈만 먹어보길 꼭 추천드립니다.
파스타에도 함께 먹어봤습니다. 맛없을 수 없는 조합. 파스타와 치즈.
마늘, 올리브유, 허브 블렌드, 방울토마토, 그라나 파다노가 들어간 파스타. 제가 만들었지만 참 맛있습니다.
담백하면서도 은은한 치즈의 맛에 신선한 맛을 더하면 더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식 페일에일이나 IPA도 아주 좋은 조합이 됩니다. 두 맥주에서 풍기는 홉의 캐릭터, 그러니까 향긋한 열대과일, 솔 혹은 민트의 화하고 개운한 향 등이 치즈에서 채우지 못했던 펑키함을 채워줄 수 있을 것 같네요 :)
마트나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맥주로는
구스 아일랜드 IPA - 요즘 편의점 4캔 만원
코나 브루잉 컴퍼니 - 케스트 어웨이/ 코나 브루잉의 맥주는 아마 다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이마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그 외 - 요즘 펍이나 마트에서 정말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맥주가 IPA이니 눈에 보이는 걸로 사 마셔도 무리 없을 것 같습니다. 어제 MELVIN IPA를 마셨는데 아주 괜찮았습니다 :)
다음에는 더 맛있는 치즈 리뷰로 찾아올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