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 그랑도르즈- 리바로 AOP
오늘 먹어볼 치즈는 그랑도르즈 사의 리바로 치즈입니다. 노르망디의 치즈 하면 보통 까망베르를 먼저 생각하지만 사실 노르망디에서 가장 오래된 치즈는 바로 리바로 입니다. 노르망디 오쥬 지역에 있는 리바로,라는 마을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리바로는 워시 치즈로 치즈를 숙성할 때 주기적으로 치즈의 겉면을 액체로 닦으면서 숙성이 진행됩니다. 이는 나중에 굉장히 독특한 향을 만듭니다.
치즈는 사진과 같이 5개의 띠가 묶여있는데요. 이 5개의 띠가 프랑스의 육군 대령의 계급장과 비슷하게 생겨 '꼴로넬'(대령)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어요. 이 띠는 숙성 초기에 모양을 잡기 위해 쓰였다고 하네요. 원래는 사초라는 풀로 치즈를 감싼다고 알고 있는데 제가 구매한 리바로는 종이 띠로 대신한 모양입니다.
제가 먹은 그랑도르즈 리바로는 유럽연합의 원산지 보호 표시제도인 AOP를 취득한 리바로 AOP입니다.
오렌지색의 외관이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겉면 또한 먹을 수 있지만 거부감이 들면 껍질 부분을 자르고 먹어도 무방합니다. AOP를 받은 치즈이니 가장 오리지널에 가까운 맛이겠죠?
속살은 의외로 너무 탱글한 식감입니다. 까망베르처럼 녹는 질감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부드러운 탄력이 있고, 짜지 않습니다. 워시 치즈 하면 강한 향이나 톡 쏘는 맛들을 상상 하는데 리바로는 그렇게 심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부드러운 탄력과 마일드한 맛이 거부감 전혀 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아주 살짝 우리나라 메주의 구수한 향이 살짝 납니다. 강한 향이 아니라 은은한 메주향과 함께 감칠맛도 조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견과류의 무거운 느낌과 살짝 쏘는 맛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껍질에선 까끌까끌한 알갱이가 씹히는데 소금물로 닦아서 소금이 결정화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즐길 맛은 아니었습니다.
이 속살을 수프에 녹여 먹으면 정말 맛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특정한 맛이 강한 것은 아니지만 다양하면서도 잔잔한 맛이 어느 것에나 잘 어울릴 것 같은 그런 맛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