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나진 May 09. 2017

월급쟁이, 버킷리스트 만들기

월급쟁이가 실증날 즈음, 내 인생의 활력을 다시 찾자





월급쟁이 된지 정확히 1년하고 6개월이 지났다.



지금까지 그만두고 싶을 때가 얼마나 많았나. 백수생활 3년을 마치고 찾아온 월급쟁이 인생. 처음엔 마냥 좋았지만 새로운 커뮤니티에 적응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회사에 나가기 싫어서 먼지처럼 훅 사라지고 싶었던 적이 수백번.


'1년만 버티자. 1년.'

마음속으로 얼마나 내 자신을 다잡아 왔나. 1년이 지나고 어느덧 1년 6개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정말 힘들었지만, 버텨냈다는 뿌듯함과 대견함을 느끼게 하는 지난 시간들. 지옥같던 회사 적응기가 차츰 안정을 찾은 듯 하다. 그리고 이제는 월급쟁이의 삶이 지루하게 느껴진다?ㅋㅋ

이제 좀 살만한 것 같나보다.


10시에 출근도장을 찍고 7시에 퇴근 시스템. 물론 칼퇴는 거의 불가능. 내 업무의 특성상 지방 출장도 해외 출장도 꽤 있는 편이고 새로운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마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지루할 틈이 어디있겠냐만은. 이상하게도 뭔가 허전한 이 마음. 다양한 경험 속에서 왜 나는 지루함을 느낄까? 왜 안정적인 월급쟁이에 실증을 느낄까? 고작 1년 6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그건 아마도 내 개인적인 성격탓인지도 모른다.


내가 부러워하는 삼촌 작업실. 나만의 작업실을 갖고 싶다.

나는 최종적으로 내 일, 내 사업, 내 장사, 내꺼를 하고 싶다. 그게 어떤 종목이 되었든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다 만들고 내가 다 경험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건 장사가 안되도 기어코 사장을 해야겠다는 울 아부지의 영향을 받은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최근엔 더욱더 내 일을 찾고자 하는 강력한 욕구가 샘솟는다. 그래서 괜히 월급쟁이인 지금의 내 삶에 실증을 느끼는 듯 하다.


그래서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내 일을 찾아 떠나야 하는가?


그건 아닌 듯하다. 왜냐...

사실은 아직 내가 무슨 일을, 어떤 사업을 하고 싶은지 명확히 설정하지 못한 상태이다. 그게 가장 큰 문제ㅋㅋ

스물아홉인 나는 여전히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지 못했다. 단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어떤 쪽 일을 하고 싶은지 대~충 느낌은 알 것 같은데... 구체적이지 못하다. 지금 이 상태에서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은 고민할 것도 없이 말도 안되는 얘기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

.

.

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월급쟁이 인생에 어떻게 하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몇일 전, 취준생때 적기만 하고 실행률 0%였던 버킷리스트 종이를 발견했다. 취준생때는 꿈은 많았으나 금전적 문제로 하지 못했던, 꿈만 꾸었던 내 버킷리스트들.. 지금이라면 차근차근 실행에 옮길 수 있지 않을까? 이거다. 이거.



다시 한번, 버킷리스트를 적어보자.

일상의 지루함을 활력으로 바꿔줄 소소한 활력리스트를.









하고 싶은 거 다 적어보기 START!

(경제적, 환경적, 신체적, 정신적 등등 모든 문제들은 생각하지 말고 일단은 적고보자. )


1. 부모님과 해외여행 다녀오기 - 베트남 또는 캄보디아

2. 그림 배워서 내 작품 하나 벽에다 걸어두기

3. 포크레인 자격증 취득

4. 내 옷 만들어 입기

5. 캘리그라피 배우기

6. 킹크랩 또는 랍스터 할머니네 사가기 - 가족들과 파티

7. 커플 스파 또는 마사지 받기

8. 몸매 만들어서 비키니 사진찍기 또는 이미지 사진 찍기

9. 포토샵, 일러스트, 인디자인 자격증 따기

10. 소소하고 특별한 나만의 결혼식 하기(저렴하게 알차게) - 드레스, 사진촬영, 청첩장, 예식장

11. 워킹홀리데이 다녀오기 (만30세까지)

12. 피아노 한곡 완벽하게 연주하기(명곡집) - 어디서나 한곡 정도 자신있게

13. 드럼 배우기

14. 돈으로 만든 휴지빼기 또는 돈 꽃다발 부모님께 선물하기

15. 남친이랑 한라산 올라가기

16. 베이커리 또는 디저트 요리 배우기

17. 혼자 해외여행 다녀오기 (인도, 캐나다 등)

18. 팔뚝살 빼서 민소매 입기

19. 야시장 또는 플리마켓 참가하기

20. 긴머리 웨이브하고 사진 남기기(머리 기르는중)

21. 컬러리스트 자격증 취득하기

22. 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하기

23. 똑단발머리 하고 사진 남기기

24. 친구들과 인생사진 남기기

25. 남친이랑 결혼전, 결혼후, 임신후, 아기 태어난 후 인생사진 남기기

26. 12월 31일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보내기

27. 부업으로 돈 모으기(천만원 목표)

28. 우크렐라 배우기

29. 레고 집 큰거 만들기(아무거나)

30. 심리학 책 읽고, 나만의 심리학 이해 정리노트 만들기

31. 미용사 자격증 따서 어르신 미용 봉사활동 다니기

32. 디즈니랜드 가기

33. 외국 클럽파티 참여해서 신나게 춤추고 놀기

34. 버킷리스트 실행 기록, 책으로 엮기


주황색 리스트는 진행중 또는 우선순위 앞에 있는 것들

그 다음엔 순서를 정해서 진행하거나 달력에 체크하며 계획세우기는 필수!







오늘은 여기까지.....ㅡ0ㅡ

버킷리스트라고 하기에 너무 소소해 보이지만, 해보고 싶은 것들 일단 다 적고 생각나는대로 적어보았다. 확실히 예전보다 현실을 생각하며 적게된다. 그리고 의외로 예전에 꼭 하고 싶었던 몇몇개는 이미 실행된 경우도 있다. 신기하기도 하고 그만큼 나이를 많이 먹은게 실감나기도 한다. 기한을 적어두면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억매이고 시간에 쫓기는 건 싫어한다. 매년 말에 얼마나 성공했는지 체크하고 다음해에 리스트를 더 추가해도 좋을 것 같고 내용을 더욱 구체화해도 좋을 것 같다. 당분간은 이 리스트를 가지고 다니면서 퇴근길에 보자. 집에 가자마자 드러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를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글로 적어두니 좋구나. 훗-



앞으로는 위에 적어둔 버킷리스트를 하나하나 실행하고 기록해두기로 하자. 이렇게 하나하나 하다보면 분명히 의미있는 삶,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게 될거다. 그렇게 흘러갈 거라고 믿는다.

마음이 즐거워지니 회사나가는 것도 급 즐거워지려고 하네?... 거짓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