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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에 가면 그 사람이 있다.

학교에 가면 해맑게 웃는 이들이 있다.

체육관에 가면 웃으며 치고 받는 이들이 있다.

영화관에 가면 이름 모를 감독의 영화에 눈물 흘리는 이들이 있다.

공항에 가면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있다.

병원에 가면 아픈 이들이 있다.

요양원에 가면 죽어가는 이들이 있다.

사랑하는 곳에 가면 사랑하는 이들이 있다.


그 사람이 없는 것은 그 곳에 가지 않았기 때문일 뿐이다.


낯선 곳에 가면 낯선 내가 있다.


내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나는 생각하고

내가 생각하는 곳에서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있는 것은 내가 없는 곳에 있었기 때문일 뿐이고

내가 없는 것은 내가 있는 곳에 있었기 때문일 뿐이다.


그곳에 가면 그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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