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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처음 그 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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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이 보이지 않아 술에 절어 살던 때

이유 없이 어린 시절 동네를 찾은 적이 있다.

기쁨과 행복보다 상처와 고통이 조금은 더 많았던 시간의 그곳.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지나온 것은 지나온 그대로 두면서 달려온 삶이었다.

하지만 때로 다시 처음 그 자리로 돌아갔다.

이는 퇴행적인 발걸음이 아니다.

다시 처음 그 자리로 돌아가 상처와 고통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바로 지금 기쁨과 행복으로 나아가려는 발걸음이었다.


다시 처음 그 자리로 돌아가는 것은

지난 상처와 고통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다짐이고

그 상처와 고통을 넘어 지금 기쁨과 행복으로 나아가겠다는 소망이다.


그 육교와 그 문방구, 그리고 그 골목길로 돌아가려 한다.

다시 처음 그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나는 ‘너’와 함께 상처와 고통을 넘어 기쁨과 행복으로 나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다시 처음 그 자리로

꽃피는 봄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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