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착하게 살지 말고, 올바르게 살라!

 “도덕적인 생활은 보통 선한 생활과 구분되는데, 이러한 구분은 둘의 일반적인 성질뿐만 아니라 그것들의 본성과 관련된 것이기도 하다. 둘의 본성에 관해서 보자면, 도덕적인 생활은 궁극적으로 객관적인 도덕 법칙에 그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구분은 둘의 질적인 차이를 결정하기도 한다. 도덕적인 생활은 영적인 신성함으로 각인된 영원불변의 행복을 조성해준다. 반면 선한 생활이란 인간의 감각 경험과 연관된 잠정적인 향유나 행복으로서, 물질적이면서 세속적인 것이다.” 불교철학사D.J 칼루파하나   

  

 많은 이들이 구분하지 못하지만, 분명 ‘도덕적(올바른) 생활’과 ‘선한 생활’은 본성적으로 다릅니다. A, B 두 사람이 있습니다. A는 늘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또 종종 후원과 기부를 하며 사회적 약자를 돕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는 날에는 술을 많이 마시며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며 불규칙한 생활을 합니다. 반면 B는 주변 사람들을 친절히 대하지 않고 후원과 기부를 하는 대신 자신을 위해 돈을 씁니다. 하지만 그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간소하게 먹고 운동을 하고 하루를 마감합니다.     


 A는 ‘선한 생활’을 하는 사람입니다. ‘선한 생활’은 세상 사람들에게 칭찬받고 인정받는 길일 수는 있어도 결코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수행 없이 그저 착하게 행동한다고 깨달음에 이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이것이 선한 이들은 결국 자신과 타인 모두를 불행에 빠뜨리는 이유입니다. “선한 생활이란 인간의 감각 경험과 연관된 잠정적 향유나 행복” 즉, 착한 일을 했다는 뿌듯함과 그로 인해 충족되는 인정욕과 명예욕과 그런 자신을 보며 느끼는 자기 성애적 만족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즉, 그것은 지극히 “물질적이면서 세속적인 행복”일 뿐입니다.      


  A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요? 자신이 선하다고 믿기 때문에 자신은 결코 타인에게 해악을 가할 일이 없다고 확신한다는 것이죠. A는 자신의 ‘올바른 생활’의 부재(나태하고 방만하며 무책임한 생활 태도)가 자신과 타인에게 얼마나 큰 해악을 불러일으킬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저 자신은 착한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은 좋은 사람이거나 훌륭한 사람이라고 믿거나 혹은 크게 나쁜 사람이거나 흉악한 사람은 아니라고 믿게 됩니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요?     


 B는 ‘올바른 생활’을 하는 사람입니다. ‘올바른 생활’은 깨달음에 이르는 길입니다. “어떤 객관적인 도덕 법칙”, 즉 ‘올바른 생활’에 관한 법칙에 뿌리를 두고 그것을 따르려고 정진(수행)하는 사람만이 깨달음에 이를 수 있습니다. ‘올바른 생활’을 하는 이들은 얼핏 보면 이기적이고 악해 보이기도 합니다. ‘올바른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을 잘 보살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올바른 생활’을 하는 이는 결코 이기적이거나 악한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도덕적(올바른) 생활은 영적인 신성함으로 각인된 영원불변의 행복을 조성해” 주는 까닭입니다.     


 ‘올바른 생활’을 수행하듯 살면 물질적이거나 세속적인 행복과는 질적으로 다른 행복에 이르게 됩니다. 이 행복에 이른 이들은 결코 자신만을 위하거나 혹은 타인을 해치는 행동을 하지 않게 됩니다. 이들은 자신을 위하는 일이 곧 타인을 위하게 되는, 타인을 위하는 일이 곧 자신을 위하게 되는 길(자리이타自利利他!)을 발견하게 되는 까닭입니다. 바로 이것이 올바른 생활을 위해 수행하며 산 자들이 자신도 이롭고 하며 동시에 타인도 이롭게 하는 이유입니다.      


 선하게 살려고 하지 마세요. 삶에 대한 어떤 올바름의 규칙도 없이 그저 착하게 살려고 할 때 자신도 타인도 모두 불행집니다. 올바르게 살려고 애를 쓰세요. 올바름의 규칙을 무엇인지 찾고, 그것을 삶 안에서 관철해 내려는 수행적 태도로 살려고 할 때, 크고 작은 깨달음에 이르게 되고, 그로 인해서 자신도 타인도 모두가 행복에 이를 길을 발견하게 됩니다. 깨달음에 이르고 싶나요? 그렇다면, 타인에 대한 따뜻함보다 자신에 대한 엄격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전자는 후자가 만들어내는 결과일 뿐입니다. 합장!

작가의 이전글 [출간]틈을 내는 철학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