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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가 중요할까? 내면이 중요할까?

연애에서 외모가 중요한 이유

연애에서 외모가 중요한가? 내면이 중요한가?


“저는 이제 연애를 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돼요”
“왜요?”
“......보시다시피 제 외모가 그다지 매력적인 외모가 아니잖아요”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돼요. 사람은 외모가 아니라 내면이 중요해요. 그러니 외모보다 내면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해요.”     


 어느 모임에서 대화였다. 고민을 토로한 사람은 작은 키에 통통한 외모를 가진 20대 후반의 여자였고, 그 고민에 답을 해준 사람은 인문학 책을 꽤나 읽었다는 마흔을 넘긴 남자였다. 그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다, 그 남자의 엉덩이를 걷어차고 싶다는 충동을 간신히 참았다. 인문학적 소양이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들이 종종 하는 실수가 있다. 그건 존재하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대신, 자신의 인문학적 신념에 현실을 꿰어다 맞추려는 것이다. 그 남자도 그랬다. 


 그 20대 후반 여자의 외모는 각종 매체들이 각인시켜 놓은 미(美)를 기준으로 하면, ‘못생긴’ 편이 분명하다. 그걸 부정할 순 없다. 그리고 그 외모 때문에 분명 이성과의 관계에서 크고 작은 상처를 수도 없이 받았을 게다. 남자라는 동물이 예쁜 여자에게는 친절과 관심 그리고 애정 어린 시선을, 못생긴 여자에게는 불친절과 무관심, 싸늘한 시선을 남발하는 경우는 너무 흔하니까. 반대 경우, 그러니까 잘생긴 남자와 못생긴 남자를 대하는 흔한 여자들의 태도 역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크게 다른 것 같지 않다.



연애에서 외모가 중요한 이유


이게 현실이다. 누가 뭐래도 연애의 시작은 외모다. 외모가 매력적이지 않다면, 내면을 내보일 기회조차 없다. 인간의 내면? 봐야지. 이보다 중요하고 옳은 이야기도 없다. 하지만 ‘못생긴’ 사람에게 이보다 더 공허한 이야기도 없다. ‘밀란 쿤데라’에 관해 밤새 이야기할 수 있고, ‘피카소’의 그림을 보고 눈물을 흘릴 수 있고, ‘니체’의 철학으로 삶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의 외모가 매력적이지 않다면 보석처럼 반짝이는 그 아름다운 내면은 좀처럼 발견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이성에게는 분명 그럴 것이다.


 외모와 내면 중에 어떤 것이 중요한가? 분명 내면이다. 하지만 그 내면을 연애 상대에게 드러낼 수 있는 기회는 외모에 있다. 그래서 연애에서 내면만큼이나 외모 역시 중요하다. 특히나 지금처럼 겉으로 보이는 것에 집착하는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언젠가 연애를 하고 싶지만 ‘못생긴’ 외모 때문에 연애가 번번이 좌절된다는 고민을 토로했던 대학생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때 그에게 “이제 책 놓고 살 빼고 외모를 가꿔”라고 말했다.


 그 아이는 실망한 듯, 서운한 듯 표정을 지었다. 철학과 소설을 좋아하는 그 아이는 내 대답이 못내 실망스럽고 서운했나보다. 그 아이는 내게서 외모보다 내면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나보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연애에서 외모는 중요하다. 외모는 대체로 타고나는 것이다. 하지만 못 생겼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내면이 아름답다면 좌절할 필요는 없다. 호감이 가는 상대에게 자신의 내면을 내보일 기회를 갖는 정도의 외모는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으니까. 어찌 되었든 외모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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