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철학 역사분석>을 끝내며

조주가 남천 밑에서 선을 공부할 목적으로 와서 물었다. 무엇이 도道입니까? 남천은 '너의 평상심, 그것이 도이다'라고 대답했다. 『무문관』


깨달음道에 이르는 길은 무엇일까요? 결연한 결단일까요? 강력한 의지일까요? 그것은 깨달음을 향한 첫걸음일 뿐일 겁니다.


깨달음은 매너리즘 속에 있습니다. 흔히 깨달음이 뭔가 특별하고 신비한 경험 속에서 이뤄질 것이라 믿죠. 이는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 이들이 만들어낸 환상일 겁니다. 늘 같은 일을 하느라 지루하고 지겨워져서 그 일을 왜 하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게 된 때가 있죠. 깨달음이란 바로 그 매너리즘의 시간에 있습니다.


그 일이 무엇이든, 그것이 내 삶의 일부가 되어 지루하고 지겨워지고, 그런 시간이 쌓이고 또 쌓여 그 일을 왜 하는지 조차 묻지 않고 그 일을 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깨달음에 이르게 됩니다. '도'란 그런 걸 겁니다.


삶의 의미를 잃지 않는 매너리즘 속에서, 매너리즘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할 때, 비로소 '도'를 깨치게 될 겁니다.


바른 길道을 찾았다면, 지루하고 또 지겹게 반복하세요. 특별한 경험을 찾아 두리번 거리지 마세요. 그 일을 왜 하는지조차 잊을 만큼 계속 해나가세요. 평상심, 그것이 도道이니까요.


세속의 열반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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