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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애, 주인공이 되는 경험

연애로 주인공이 된다.

연애로 주인공이 된다.


학교에서는 그저 평범한 아이일 뿐이고, 직장에서는 흔해 빠진 사원이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 아니었던가. 하지만 연애를 하면 순식간에 주연이 된다. 연인과 데이트를 할 때면 상대는 오직 나만을 바라본다. 나 역시 오직 상대만을 바라본다. 서로가 서로를 주인공으로 만든다. 그게 바로 연애다. 집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천대 받고 무시 받았던 엑스트라인 내가 연애를 하면 단박에 드라마를 좌지우지하는 주인공이 되는 황홀함. 그게 바로 연애가 주는 매력이다.


 등장만으로 주목을 받는 사장과 제멋대로 지시하는 팀장이 주인공이었지만 연애를 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나는 상대를 통해 주인공이 되고, 상대는 나를 통해 주인공이 된다. 찬란했던 연애가 끝난, 이별 후에 왜 무의미한 존재가 된 것처럼 느꼈는지도 이제 알 수 있다. 연애를 통해 겨우 겨우 주인공이 되었는데, 그 연애가 끝나 또 비중 없는 조연으로, 존재감 없는 엑스트라 다시 전락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존감도 낮아진 것처럼 느껴진 게다. 그러니 어찌 다시 연애를 하고 싶지 않을까? 영원히 엑스트라로만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


 뜨거운 연애를 하면 주인공이 된다. 정확히는 서로가 서로를 주인공으로 만든다. 영화를 단 3분만 보아도 우리는 누가 주인공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 화면의 중심에는 언제나 주인공이 있고, 비중 없는 조연과 존재감 없는 엑스트라는 언제나 초점 없는 흐릿한 화면으로 처리되곤 했으니까. 연애 빠진 사람의 시선 중심에는 항상 연인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뿌연 화면으로 처리된다. 인파가 넘쳐나는 곳에서도 연인을 단숨에 찾을 수 있는 초능력의 비밀은 거기에 있다.



삶의 주인공이 되자!


자신의 성공이 대견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다. 그들은 가끔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삶의 주인공은 여러분들이에요.” 듣는 순간은 뭔가 희망적인 생각에 기분이 좋다.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뭔가 주도적이고, 주체적으로 내 삶을 꾸려나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내 현실로 돌아오면 남는 건, 더 큰 자괴감뿐이다. 왜? 주인공은 혼자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부모는 ‘취업은 언제할 거냐? 결혼은 언제 할 거냐?’고 막장 조연 취급을 하고, 선생은 ‘넌 이름 뭐더라?’라며 엑스트라 취급을 하곤 한다. 또 직장에서는 사장과 상사는 ‘시키는 일이나 잘하라’고 비중 없는 조연 취급하지 않던가. 우리라고 주인공으로 살고 싶지 않을까? 우리도 당당하고 주도적이고 극(삶)을 끌고 가는 주인공으로 살고 싶다. 다행이다. 이제 이 불행한 악순환을 끊어 낼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어서 말이다. 


 연애! 너무나 사랑하기에 서로가 서로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그 연애를 통해 우리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주인공이 되는 경험이 충분히 쌓였을 때 우리는 연애 밖에서도 주인공으로 살 수 있다. 생각해보면 정말 그렇지 않은가. 아버지 눈치를 보며 살던 딸이 연애를 시작하면 ‘귀가 시간을 지키라’는 아버지에게 당당하게 이야기하게 된다. “제 인생은 제 거예요!” 사장과 상사 눈치만 보며 엑스트라처럼 살던 소심한 월급쟁이도 뜨거운 연애를 하게 되면 사장과 상사에게 이야기하게 된다. “오늘은 일찍 퇴근해야 할 것 같네요!” 뜨거운 연애를 하게 되면 그렇게 주인공이 된다.


 딸과 월급쟁이는 이렇게 외치고 싶은 것이다. “제 인생의 주인공은 저예요!” 연애, 그것은 얼마나 유용한가? 연애 자체가 주는 행복감, 설렘은 물론이고, 막장 조연이 주인공이 되는 황홀감까지 주지 않던가. 그뿐인가? 연애를 통해 주인공이 되는 그 경험은 연애를 밖, 우리 삶 전체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힘마저 준다. 이쯤 되면, 아무리 용기 없는 사람일지라도 연애에 사활을 한 번 걸어볼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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