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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입은 신입사원들에게

첫 책의 개정판을 내며

누구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답은 이미 알고 있다! 

    

벌써 6년이다. 이 책의 탈고를 끝낸 게 2011년이다. 6년이 지난 지금 개정판 서문을 쓰고 있다. 그 사이에 내게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직장을 그만두었고, 오래 묵혀둔 몇 개의 꿈을 이뤘고, 10권의 책을 낸 저자가 되었다. 그 6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의 첫 책, ‘당당한 신입사원의 7가지 습관’은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개정판 서문을 쓰려고 다시 읽어보니 부족한 부분이 많다. 그래서 많은 독자들이 보낸 준 관심과 애정에 그저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출판사에서 개정판을 내면서 원고 전체를 다시 손보는 게 어떤지 물었다. ‘싫다’고 답했다. 고치고 싶은 부분이 없어서가 아니다. 다시 읽어보니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 한 둘이 아니다. 하지만 그냥 두기로 했다. 우선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다. 이 책은 분명 조금 거칠고 조금 부족하다. 하지만 그건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까지 뜨거웠던 직장생활의 내 모습이다. 그 흔적을 그대로 두고 싶다. 나이가 더 들어 사진의 모습을 보며 과거를 추억하듯 이 책 또한 그렇게 있는 그대로 남겨 두고 싶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이건 이 책을 읽는 여러분들을 위한 배려다. 부족한 이 책이 왜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었는지 생각해보았다. 책의 내용이 훌륭해서는 아닐 게다. 직장에서 눈물, 콧물 흘리며 갓 대리를 달았던 선배가 절절하게 쓴 글이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그 펄떡거리는 생동감과 뭉클거리는 공감 때문에 많은 신입사원들이 이 책을 찾았을 거라 생각한다. 그 펄떡거리는 생동감과 뭉클한 공감 가득한 이 글을 세월과 성숙이란 이름으로 훼손하고 싶지 않다. 그것이야 말로 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게다.      


 믿고 있는 삶의 진실이 하나 있다. ‘누구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답은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믿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이다. 중요한 건 ‘그 답을 실천할 용기가 있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그런데 그 용기라는 것이 누군가 ‘이게 정답이야!’라고 말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 용기는 ‘이 사람도 그랬구나..’라는 한 사람의 삶을 통해 생긴다. 이 책의 내용은 다 믿지 마시라. 하지만 이 책이 전하는, 한 사람의 삶 속에 녹아 있는 생동감과 공감만은 충분히 느끼시라. 그렇게 용기를 내시라. 이것이 개정판을 내며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다. 


 

직장 호신술을 위하여!

하나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이 책의 활용법에 관한 것이다. 직장에서 상처 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어느 직장이건 가장 상처받는 건 분명 신입사원이다. 이제 갓 사회에 나와서 어리바리하고 서툰 것은 물론이고 업무에 관한 아무런 권한도 지식도 없는 존재가 신입사원이다. 그러니 신입사원은 좌충우돌하며 직장에서 적응하는 사이에 수많은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내가 직장을 떠나 온지 시간이 흘렀지만 이 사실은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을 직장에서 이룰 수 있는 큰 성취를 위해 사용할 수도 있다. 고백자하면, 6년 전에는 분명 그런 야심으로 이 책을 썼다. 이 책이 닿는 신입사원이라면 직장에서 큰 성취를 이뤄서 ‘당당한 신입사원’이 되기를 바라는 욕심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이 책을 사용했으면 좋겠다. 큰 성취를 이뤄야만 당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글 같은 직장에서, 야수 같은 동료들 사이에서 자신의 몸 하나 정도만 잘 지킬 수 있어도 충분히 당당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어디 쉽던가? 정글 같은 직장에서 아직 미숙하고 유약한 신입사원이 자신의 몸을 지키는 것이 녹록치가 않다. 업무를 떠넘기고, 책임도 떠넘기는 그 야수 같은 동료·상사들과 맞서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호신술이 필요하다. 직장 호신술. 어떤 상황, 어떤 상대와 일을 하더라도 상처를 최소화하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호신술. 그런 호신술을 익힐 수만 있다면 당당한 신입사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요즘 같이 힘든 세상, 그런 바람으로 이 책을 읽어도 좋겠다.


 직장에서 남다른 성취를 꿈꾸는 신입사원도, 직장에서 상처받지 않고 자신의 몸 하나 건사하기를 바라는 신입사원도 모두 응원한다. 각자에겐 각자의 삶이 있는 것이니까. 어떤 신입사원이라도 상관없다. 바라는 것은 하나다. 이 책의 제목처럼, 어제보다는 조금 더 ‘당당한’ 신입사원이 되기를 바란다. 누구에게 닿을지 모르는 유리병 편지 같은 이 글을 마무리 하며 이 말을 전하고 싶다. “당신이 누구이든 고된 삶 굽이굽이에서 한 번쯤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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