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 칼럼]스피노자가 답해준 세가지 질문 III

자신의 기쁨만을 추구하는 주체들끼리는 서로 잘 지낼 수 있을까?”

“자신의 기쁨만을 추구하는 주체들끼리는 서로 잘 지낼 수 있을까?”


이 두 번째 의문에 대한 답을 난 이미 알고 있었다. 그 답은 “제멋대로 사는 사람들 끼리 살게 되면 난장판 되는 거 아니야?”였다. 하지만 스피노자는 이런 나의 답이 틀렸다고 말해주었다. 스피노자는 “사물은 우리의 본성과 일치하는 한에 있어서 필연적으로 선이다.”(에티카 4부 정리31)라고 정의한다. 쉽게 말해 외부의 힘에 굴하지 않고 끈덕지게 자신의 기쁨을 추구하는(코나투스 증진, 신이 부여한 본성) 사람들끼리는 필연적으로 선이라는 것이다.


스피노자의 에티카에는 이에 관하여 여러 가지 증명(에티카 4부 정리31~36)이 있는데 대략 내용이렇다. 개인이 신이 부여한 본성(기쁨을 추구하는)과 다르게 외부의 힘에 지배받는 삶을 산다는 것은 희생이고 슬픔이다. 그리고 우리는 신의 일부이기에 개인이 자신의 삶을 희생한다는 것은 신을 희생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스피노자가 말하는 신은 자연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자신의 기쁨을 뒤로 한 채 외부의 힘에 의해 생겨난 무언가를 위해 기쁨이 아닌 슬픔을 택한다는 것은 자신이나 신(자연)에게나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는 것이다.


개인이 자신의 기쁨만을 추구한다면 자신을 비롯하여 신(자연)이 풍족해 진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개인이 신(자연)의 부분이니 부분들이 기쁘다는 것은 신(자연)이 기쁘다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각자가 신(자연)이 부여한 본성을 잃지 않고 유일자로써 기쁨만을 추구한다면 적과 동지라는 구분 없이 연대할 수 있을 거라는 것이 스피노자의 생각이다. 이는 전국시대에 영향력이 있었던 양주의 사상인 “털 하나를 뽑아서 천하를 이롭게 한다고 해도 절대로 하지 않겠다.”의 뜻과도 일맥상통한다.




필진소개

이종혁 (MC 들뢰즈)
- 철학흥신소 소속 작가. (라고 본인은 한테 설득 중)
- 우울증 핑계대고 퇴사해서, 놀고 먹고 있음
- 놀고 먹다 지쳐, 랩을 만들고 주짓수를 하고 있음.

- 창의적인 인간임(창의성은 놀 때 발현된다는 것을 삶으로 입증 중)
- 아직은 방황하고 있지만, 계속 그럴 같음. (다행히 아버지가 돈이 좀 있음)
- 철학을 삶으로 받아들인다고 쌩똥을 싸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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