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돈에 관한 생활철학을 시작하며
이 이야이기는,
대기업 직장인으로서 7년, 그리고 반 백수 글쟁이로서 4년을 버티며 알게 된,
'일'과 '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철학, 말만 들어도 무엇인가 딱딱하고 현실과는 전혀 동떨어진 고담준론만을 늘어놓을 것 같은 기분이 드시겠지요? 잘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니체라는 탁월했던 철학자는 “철학이란 ‘진리’가 아니라 건강한 삶을 추구해야 한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철학은 진리가 아니라 삶, 그것도 건강한 삶을 추구해야 한다는 그의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니체의 그 한마디에 저는 철학책을 펼쳐볼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철학이 우리 일상의 문제점에 대해서 답할 수 없다면, 철학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그렇다면, 그런 맥락에서 지금 우리네 일상에 가장 깊숙이 얽혀 있는 문제는 무엇일까요? 바로 ‘일’과 ‘돈’의 문제일 겁니다. 하루 중 압도적으로 많은 시간을 일을 하면서 보냅니다. 그리고 그렇게 일한 대가로 돈을 받지요. 우리는 그렇게 받은 돈을 소비하면서 생활을 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겪고 있는 문제 중, 아무리 적게 잡아도 70% 이상은 다 일과 돈에 연관되어 있는 문제일 겁니다. 취업 문제, 집값 문제, 직장의 문제, 인간관계의 문제 등등 우리가 처한 고민의 대부분은 그 끝에 결국 일과 돈이라는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철학이 건강한 삶을 추구해야 한다면, 우리 시대에는 일과 돈에 관한 이야기를 결코 우회할 수 없습니다. 어느 철학자가 ‘철학은 삶을 낯설게 보게 하는 도구’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철학에 대한 훌륭한 정의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삶을 건강하게 살려고 할 때, 그 출발점은 바로 너무나 익숙했던 그 삶을 낯설게 보기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일과 돈 때문에 지치고, 외롭고, 불안해하고 계신가요? 만약 그렇다면,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이것일 겁니다. “나는 일과 돈에 관해서 낯설게 본적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겁니다. 일과 돈은 너무나 어린 시절부터, 너무나 강하게 우리의 내면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철학은 어렵거나 특정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믿고 있었던 것을, 낯설게 보는 것 자체가 철학이니까요. 그런 면에서 지금 제가 말하는 철학은 일정 정도 ‘세계관’, ‘가치관’, ‘주관’ 같은 단어로 해석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는 이미 철학자인지도 모릅니다. 흔히 누군가에게 “너의 철학이 뭐야?”라고 묻기도 하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기 위해 “그게 바로 내 철학이야!”라고 말하기도 하니까요. 저는 그런 삶의 철학에 ‘생활철학’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습니다.
저는 철학을 전공을 한 사람도 아니고, 무슨 학위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 제가 말하는 ‘생활철학’은 일종의 야매철학이라고 보아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말하려는 철학은 대기업의 직장인으로서 7년, 반 백수 작가로서 4년 동안 겪어내었던 진짜 삶의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잘나가는 대기업 직장이었다가, 평일 오후 빈둥거리는 반 백수 글쟁이보다 더 ‘일’과 ‘돈’에 대해서 절절하게 고민해본 사람도 없을 겁니다. 저는 그 절절한 고민 끝에 나름의 개똥철학을 얻게 되었습니다.
글쟁이로 4년을 버티면서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짧은 글로 한 사람의 생각은 결코 바뀌지 않는다는 것 말입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삶이 녹아있는 글이라면, ‘그 글을 읽는 사람이 익숙하게 여겼던 것을 낯설게 보게 하는 역할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은 갖고 있습니다. 저는 그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우리만의 ‘생활철학’을 바닥부터 단단하게 쌓아올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우리 즐겁고 유쾌한 마음으로 삶의 ‘생활철학’에 대해서 이제 시작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