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가 되겠다면서 왜 글을?
가수가 되겠다면서 글만 쓰고 있다. 글에 더 전념하고 있다. 머릿속으로 어떻게 가수가 될지를 그려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뭘 준비해야 할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다. 실행에 옮기는게 속도가 좀 느려서 그렇지만.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되려면 음악 학원 가서 레슨도 받고, 개인적으로 노래도 많이 듣고, 부르고 해야하는데 나는 왜 글쓰기에 더 전념하고 있을까? 우선, 글 쓰는 것은 편하다. 특별한 장비도 필요없고, 노트북만 있으면 된다. 그것도 없으면 펜과 종이만 있으면 된다. 단지 접근성 때문에 글에 더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렇게 잘 하진 못한다. 항상 느꼈던 바이지만, 남들이 칭찬하는 것에 비해 스스로의 실력이 형편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유일한 장점이라면, 평범을 조금 뛰어 넘는 수준의 고음 뿐이다. 야박하게 말해, 가수로서 성공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수가 되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가 있다. 음악으로 누군가를 감동케 한다는 건, 단지 가창력으로만 되는 부분은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누구나 그 사람만의 'vibe'(분위기, 느낌)가 있다. 그 vibe가 공명이 되면 사람들은 감동한다. 그런데 그게 없으면, 아무리 노래를 잘 해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다.
내 vibe는 무엇일까? 난 글로써 그것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에서 소중함을 느끼는지, 내 생각은 어떠한지. 그리고 그 글은 사람들에게 전달되어 “‘김종훈’은 이런 사람이구나” 를 알게 한다. 또한 ‘어? 이런 모습은 나와도 닮아있네.”라고 느끼게 해준다. 그런 느낌들이 나의 노래와 만났을 때, 다시 말해 내 노래를 듣게 되었을 때, 내 글과 그들 각자의 경험이 함께 생각나면 좋겠다. 그게 내가 되고 싶은 가수의 모습이다.
김종훈
- 철학흥신소 소속 작가.(인 이유는 브런치 작가 신청 2번 낙방해서임.)
- 순종적인 직장인이었음. (철학흥신소 오기 전까지)
- 요즘 직장에서 막나가고 있음(요단강 건넜음.)
- 흥신소 생체실험 대상. (소심한 인간이 탈脫소심해질 수 있는지 실험 중)
- 노래하고 글쓰는 것을 좋아함. (자기말로 노래 잘 한다고 함. 들어 본 적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