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화'가 지금의 '나'는 내가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상태라면,
'완전한 주체화'는 그 '나'는 결국 내가 만들었음을 깨닫는 상태다. s. spinoza
어느날 예상치 못한 일은 언제나 있을 수 있다. 밤늦게 전화를 받고 간 곳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아빠의 작업장에 불이 나 타버렸다. 철원에 별을 보러 가고 싶다고 했었는데 모두 타버려 깜깜한 그 곳 하늘에서 수많은 별을 보았다. 우두커니 서있는 아빠의 뒷모습에 먹먹함이 스며 있었다. 수습 후 돌아오는 길에도 아빠는 내 공구랑 재료 가져다 놓은 것 동생 책장 고쳐놓은걸 아쉬워 했다.
돈이 많았으면. 돈부터 생각이 났다. 아빠의 기계를 다시 다 사주고 싶다. 현실, 돈이 필요한 상황에선 꿈꾸는 모든 건 낭만이 된다. 라캉 수업을 하며 '나는 퇴보한 것일까?'를 많이 생각했다. 라캉은 감히 생각조차할 수없는 용기를 내며 자신의 철학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용기 없었던 나를, 퇴보한 나를 보며, '나는 왜 그랬을까?'를 자꾸 물었다.
갑자기 들이 닥친 이런 상황을 겪으니 예전의 상황이 다시 생각났다. 아니 느껴진다. 그때의 나라고 예술가가 왜 하고 싶지 않았겠나. 내 현실, 상황들은 꿈꿀 수 있는 범위도 결정한다. 나는 어디가나 잘날 자신이 있었지만 남들의 배경 앞에서 나 개인의 힘은 우스워지는게 당연했다. 용기의 문제뿐이었으면 언제고 용기를 냈을거다. 아무것도 없이 성공한 이들의 용기에 비교한다면 할말이 없겠지만, 나의 최선에서 극복하며 살아온 결과가 지금의 나다.
그나마 능력이랄게 생긴, 돈을 벌 경험이나 기술을 위해 노력한 지금의 내가 되어서, 내 한 몸은 챙길 수 있을 것 같은 이 상황이 되어서 다시금 예술가를 꿈꿀 수 있게 된거라는 걸 깨달았다. 철들기 위해 노력한 나의 결과로 지금 이만큼의 상황을 만들어낸거라 생각하니 지나온 힘들었던 나에게 위로가 된다. 두렵다 나의 최선이 소용없는 현실의 무게가.
얼만큼이나 원하는 예술가가 될 수 있을까. 결국 예술을 매개로 돈버는 일을 하고 있게 될 것 같은 예상이 되는 것, 떠오르는 것 자체로도 나를 답답하고 우울하게 한다. 낭만에서 반현실로 겨우 온 것 같은데 다시 낭만의 영역으로 보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지금이 아니면 못할 것 같아서. 스피노자의 "모든 진귀한것은 어렵고 드물다" 라는 말이 큰 위로와 꿋꿋함을 준다. 힘든 게 당연한 걸로 여기게 해줘서 고맙다.
미술공예를 가르치고, 공예품을 만들고 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음.
일상과 예술의 경계에 방황하고 있고,
사업가와 아티스트의 경계에서 방황하고 있음.
하지만 곧 방황 끝낼 것 같음.
철학흥신소에 와서 인생 조땐 대표적 예술가.
조땐 인생이 얼마나 행복한지 곧 체감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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