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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유쾌한 소비

선물하고 삽시다!

비만인 아이


어린 아이가 한 명 있다. 여느 아이들이 그렇듯이 이 아이 역시 먹는 것을 좋아한다. 아이는 먹었던 음식 덕분에 키도 크고 뼈도 튼튼해지는 성장을 했다. 아이는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서 청년이 되었고 그렇게 육체적 성장을 멈추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성장이 멈춘 뒤에도 식탐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전히 탐욕스럽게 영양분을 섭취하는 아이는 과잉된 에너지로 인해서 필연적으로 살이 찔 수밖에 없을 게다. 비만이 된 그는 이제 무거워진 몸 때문에 건강에 이상이 오기도 하고, 또 별일 아닌 일로 짜증을 내거나 폭력적인 양상을 보이기도 할 게다.


 이것은 비단 한 아이의 비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과잉된 에너지는 늘 문제다. 과잉된 에너지를 잘 소비하지 못하면 언제나 문제가 발생하게 마련이다. 비만인 아이의 건강에 이상이 온 것은 과잉된 에너지를 적절하게 소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별 일 아닌 일로 과도하게 짜증을 내고 폭력적인 양상을 보이는 것은 자신의 과잉된 에너지를 소비하는 부정적인 방법이다. 이런 모습은 돈(경제적 능력)과 소비의 관계에서도 정확하게 일치한다.


돈에 굶주린 아이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힘든 유년 시절을 보낸 아이가 있다고 가정하자. 그는 언젠가는 이 지긋지긋한 가난을 벗어나리라 각오를 다지면서 필사적으로 공부를 했다. 다행히도 그는 명문대학교에 입학했고, 좋은 직장도 얻었다. 돈을 더 많이 벌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직장에서 열심히 일했고, 그 덕분에 월급쟁이로 사장이 되는 신화까지 만들게 되었다. 그는 이제 먹고 사는 것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의 돈을 축적했다.


 하지만 그는 충분한 돈을 모은 후에는 돈에 대한 욕심이 멈추었을까? 다들 알겠지만, 대체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의 돈에 대한 탐욕은 여전히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이제 어찌 될까? 평생을 써도 다 못쓸 돈을 모으게 되었지만 여전히 돈에 대한 병적인 집착은 가시지 않을 것이고, 또 혹여 그 돈이 없어질까 노심초사 스트레스를 받느라 별일 아닌 일에 짜증을 부리기도 할 것이다. 심지어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해 대통령이 되려고 할지도 모를 일이다.

유쾌한 소비는 가능하다!


 과잉된 에너지는 적절하게 소비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끝은 필연적으로 파멸이다. 비만인 아이가 과잉된 에너지를 잘 소비 하지 못하면 어찌될까? 살이 쪄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거나 혹은 더 많은 음식을 먹는 것으로 다시 그 스트레스를 풀려고 할지도 모른다. 어떤 방식이든 그 끝은 분명 파멸이다. 돈도 마찬가지다. 이미 충분한 혹은 과잉된 돈이 있지만 그 돈을 잘 소비하지 못하면 어떤 방식이든 그 끝은 파멸이 될 것이다. 그 파멸이 친구관계의 파멸이든, 가족관계의 파멸이든, 돈에 대한 정신병적 집착에 의한 파멸이든 분명 그 끝이 파멸인 것만은 분명하다.


 건강해지려면 적절하게 소비해야만 한다. 그것이 영양분이든 돈이든. 중요한 것은 건강하고 유쾌한 소비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비만인 아이가 자신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짜증이나 폭력을 선택한다면 그것은 에너지를 건강하고 유쾌하게 소비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비만인 아이는 어찌 해야 할까? 먹을 것이 있다면 탐욕스럽게 더 먹으려고 하지 말고 가족, 친구에게 나눠주는 방식으로 소비해야 할 것이다. 이미 적당히 배가 부르다면 더 먹으려고 하지 말고 음식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경제적 비만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자신이나 가족들이 먹고 살 정도의 충분한 있거나 그런 돈을 벌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은 어떤 소비를 할까?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주식을 하거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식의 소비를 하곤 한다. 이건 건강하고 유쾌한 소비가 아니다. 이것은 마치 살이 쪄서 받은 스트레스를 폭식으로 풀려는 것과 같다. 건강하고 유쾌한 소비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진 여분의 돈 혹은 여분의 경제적 능력을 나눠주는 것이다.


 흔한 탐욕적인 소비가 아니라 유쾌한 소비가 가능하다면, 그것은 분명 선물의 형식이 될 게다. 선물이라는 형식의 소비는 분명 건강하고 유쾌한 것이다. 살이 찐 사람이 음식을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 줄 때, 육체적·정서적으로 건강하고 유쾌해진다. 육체적으로 몸이 가벼워져서 건강해질 것이고, 정서적으로 누군가에 작은 도움을 주었다는 느낌 때문에 유쾌할 것이다. 경제적 비만인 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경제적 능력을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선물의 형식으로 소비를 할 수 있다면, 육체적·정서적으로 건강해지고, 유쾌해질 것이다.

 

 유쾌한 소비, 이것이 우리가 소비사회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열쇠다. 그러니까 선물하고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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