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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이 배우기 어려운 스포츠인 이유

복싱은 배우기 어려운 스포츠죠. 왜 그럴까요? 그건 복싱이 상대를 다치게 해야 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입니다. 복싱을 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신체적 부상과 체력적인 소진을 동반합니다. 이것이 복싱은 배우기 어려운 스포츠인 이유죠.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복싱은 상대를 다치게 해야 하는 스포츠입니다. 이 때문에 복싱을 배울 때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될 때가 있습니다. 상대에게 맞으면 화가 나고 흥분하게 되는 마음을 잘 제어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가 않죠. 누군가 나를 다치게 하는 일은 불쾌하게 짝이 없는 일이니까요. 이것이 복싱이라는 운동이 배우기 힘든 더 큰 이유일 겁니다.


 복싱은 역설적인 운동입니다. 복싱의 본질은 상대를 다치게 하는 것이죠. 그런데 바로 이 때문에 복싱을 배울 때는 상대가 다치지 않게 더욱 배려해야 합니다. 복싱을 배우면서 다치면, 복싱을 할 수 없으니까요. '복싱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를 최대한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다치게 하는 일이지만, '복싱을 배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를 존중해주고 상대가 필요 이상으로 다치지 않게 배려해주는 일입니다.


 철없던 시절 복싱이 철저하게 개인 운동이라 생각했습니다. 결국 링 위에서 올라가면 철저하게 혼자 싸워야 하니까요. 하지만 마흔 너머까지 복싱을 하며 그 생각이 얼마나 철없는 생각이었는지 깨닫고 있습니다. 복싱은 지극히도 함께 하는 운동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습니다. 상대를 다치게 해야 하는 일은 결코 아무하고나 수련할 수 없는 까닭입니다. 복싱은 좋은 동료가 없다면, 결코 제대로 배울 수 없는 스포츠입니다.


 '링' 위에서 상대를 다치게 하기 위해서는 '링' 아래서는 동료를 존중하며 배려해야합니다. 상대를 다치게 해야 하는 스포츠(복싱)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면, 함께 운동할 때 동료를 진심으로 존중해주고 상대가 다치지 않게 배려해야 합니다. 그렇게 웃으며 함께 복싱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긴 글은 이 한 마디를 하기 위해 썼습니다. 


"스파링하다가 싸우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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