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모든 고귀한 것은 힘들뿐만 아니라 드물다.

“내가 제시한 길은 매우 험준하고 어려워 보일지라도, 발견될 수는 있다. 또한 이처럼 발견되는 것은 물론 고된 일임이 분명하다. 만일 행복이 눈앞에 있다면, 그리고 큰 노력 없이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서 등한시되는 일이 도대체 어떻게 있을 수 있을까? 그러나 모든 고귀한 것은 힘들뿐만 아니라 드물다.Sed omnia praeclara tam difficilia, quam rara sunt." 『에티카』 스피노자

 

"지혜롭고 싶지 않다".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지혜로워지는 길 위에 올라섰던 이들이 한 번 즈음 가졌던 마음이죠. 그만큼이나 지혜로워지는 길은 정말 험준하고 어렵죠.


 '내' 안에 '너'를 보고, '너' 안에 '나'를 보고, 다시 그 '나=너' 속에서 자연을 보는 일. 그렇게 '나'와 '너'와 '우리'와 '모든 존재'를 사랑하려 애쓰는 일. 


 이것이 어느 철학자가 저와 당신에게 제시해주었던 지혜로가는 길이었죠. 이 길은 너무 험준하고 어려워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길이죠. 하지만 그 길은 반드시 발견될  수 있어요.


 저는 그 길을 발견했고,  그 길 위에 있어요. 그래서 정말 잘 알아요. 그 길을 발견하는 일도, 그 길을 걷는 일도 모두 얼마나 아프고 고된 일인지 말이에요.  


 그 길 위에서 저는 긴 시간 혼자였어요. 홀로 힘들고 지쳤을 때, 기도하는 심정으로 <에티카>의 제일 마지막 장을 펼쳤어요. 그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에티카의 제일 마지막 장에 누군가 함께 있었으면 참 좋겠다. 인간에게 인간이 가장 유익하다는 스피노자의 당부가, 더 큰 슬픔으로 다가왔으니까요.  


 저는 꿈을 이뤘어요. <에티카>의 마지막 장을 아파하며 또 미소지으며 당신과 함께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래서 그 고귀한 꿈을 이룬 지금 스피노자의 마지막 당부가 다시 마음에 담깁니다.  


모든 고귀한 것은 힘들뿐만 아니라 드물다.Sed omnia praeclara tam difficilia, quam rara sunt.

  

 스피노자가 제 마음에 살아 있는 한,  앞으로 더 힘든 길이 펼쳐지더라도,  세상이 멈추더라도, 저는 멈추지 않을 겁니다.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작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함께 해주어서 고맙습니다. "모든 고귀한 것은 힘들 뿐만 아니라 드물"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어서 고맙습니다. 당신과 함께한 시간, 큰 '기쁨'이었습니다. 


-우리 만난지 56일

작가의 이전글 지혜로워지는 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