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겨울, 충주에서 맛보는 국수 3

충주에서 맛보는 소마면과 막국수와 칡냉면



겨울은 국수의 계절이다. 충주에서 맛보는 맑고 개운한 짬뽕, 소마면은 칼칼한 첫 맛에 얼었던 몸과 마음이 봄눈 녹듯 따뜻해지고 새콤달콤하게 비벼 먹는 비빔 막국수는 코로나 여파에 잃었던 입맛을 돌아오게 하며 차가운 육수에 얼음 동동 띄워 후루룩 들이켜는 칡냉면은 묵은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만큼 시원하다. 물 맑고 공기 좋은 충주에서 먹는 국수는 그래서 더 맛있다. 이 겨울 충주로 간다면, 이 세 식당의 국수를 빼놓을 수 없다.




바삭하고 쫀득한 탕수육과 칼칼한 소마면의 환상적인 조화!

상촌식당은 충주에서도 외곽에 떨어져 있는 중국집이다. 시골집을 개조한 식당은 소박한 입구부터 친근하고, 소문난 맛집 특유의 단촐한 메뉴판도 믿음직하다. 메뉴에는 한때 산더미 탕수육으로 불렸던 탕수육과 소마면, 짬뽕, 짜장면이 전부다. 한적한 시골 동네 주차장에 차가 가득하고 가게 건너 나무그늘에는 대기 줄이 이어지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11시에 시작해서 3시 전에 하루 판매량만 팔고 문을 닫기 때문이다. 요즘은 2시쯤 재료가 떨어지기도 해서 더 일찍 문을 닫아 허탕치는 손님들에게 원성을 사기도 한다.




하루 판매량을 지키는 건 부친이 시작한 음식 맛을 그대로 지키고 싶은 주인장 형제의 소신때문이다. 60년 이상을 중국요리에 바친 아버님의 손맛은 차남에게로 이어지는데, 탕수육 맛은 부친의 솜씨보다 좋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튀기는 온도와 시간을 조절해 부드럽고 쫀득한 맛을 내는 기술이 특별한데, 예전처럼 접시 위로 가득 쌓여 나오는 탕수육은 더는 볼 수 없다. 양도 2인분 소자로 바껴서 4인이 국수 한가지씩 주문하고 탕수육 하나 시키면 알맞게 먹을 수 있다.




상촌식당의 베스트 메뉴는 뭐니뭐니해도 소마면이다.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맑은 짬뽕인데, 매운 고추의 칼칼한 맛은 살아있고 홍합, 오징어, 새우 등 해산물의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센 불에 볶아내는 짬뽕과 들어가는 재료는 비슷하지만, 채소와 해물을 약한 불에서 오래 볶아 구수한 국물을 내는 것이 비법이다. 양배추, 시금치, 호박, 느타리버섯, 당근, 양파, 파, 청양고추 등 채소가 푸짐하게 들어가서 국물도 시원하고 깔끔하다.





메밀 싹은 아삭하고 메밀국수는 쫀득한, 메밀싹 막국수

충주에서 유명한 메밀싹 막국수를 먹을 수 있는 ‘중앙탑 막국수’는 중앙탑 부근이 아니라 단월동에 있다. 중앙탑 앞에서 오래 장사를 한 덕분에 많은 사람이 중앙탑 막국수의 명성을 듣고 중앙탑 부근을 찾는다. 중앙탑 막국수 덕분에 중앙탑 근처에도 막국숫집이 많이 생겨났다.




중앙탑 막국수의 외관만 보아도 막국수 단품 메뉴로 꽤 잘 나가는 식당임을 알 수 있다. 2층 식당으로 올라가면 막국수 메뉴와 어울리게 단순하고 수수하게 꾸며놓은 실내가 편안하다. 여름 주말에는 11시 반부터 7시까지 종일 웨이팅이 이어지지만, 10분 내외로 막국수가 나오기 때문에 테이블 회전율이 높아 바로 먹을 수 있다. 막국수를 뽑는 기계가 두 대씩 있어서 계속 면을 내리기 때문에 가능한 시스템이다. 간혹 막국수가 너무 빨리 나와서 준비해놓은 음식으로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쫀득한 면을 맛보면 오해는 바로 풀린다. 자리에 앉자마자 육수와 김치 그릇이 나온다. 노란 주전자에서 따끈한 육수를 한 컵 따라 훌훌 마신다. 허기진 속을 구수한 육수가 달래준다. 알맞게 익은 열무김치 맛을 보면 막국수와 수육에 대한 기대감이 싱싱하게 살아난다.




메밀싹 꽃다발을 올린 듯 푸짐한 비주얼의 막국수는 일단 한 입 맛을 보면 쫀득한 면발과 신선한 양념에 반해서 젓가락을 놓을 수가 없다. 아삭아삭 소리도 경쾌하게 씹히는 메밀 싹도 향기롭다. 새콤달콤한 양념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딱 알맞다. 주인장이 직접 만들어낸 레시피는 충주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깔끔하고 수수하다. ‘중앙탑 막국수’는 봉평에서 공수하는 메밀가루와 메밀 싹으로 강원도 막국수의 맛을 살려낸다.




막국수만 먹기에 아쉽다면 수육이나 만두를 맛볼 수 있다. 수육 한 점에 매콤 달콤하게 무쳐서 나오는 명태포 무침을 얹어 한 입 먹으면 쫄깃한 식감에 맛있는 양념이 어우러져 입안이 행복해진다. 때론 막국수에 수육 한 점을 놓고 함께 먹어도 특별한 미각을 발견할 수 있다.




메밀 막국수 외에도 메밀 왕만두, 겨울메뉴로 메밀 칼국수, 메밀 들깨수제비와 메밀 막걸리 등 메밀로 만든 음식에 자신감이 느껴진다. 지역 농산물로 만드는 메밀 왕만두는 신선한 채소가 듬뿍 들어가서 한 입 베어 물면 촉촉한 육즙이 입안에 가득하다.





살얼음이 동동 새콤달콤한 동치미국물 맛, 칡 물냉면 한 그릇

수안보 가는 국도변에 ‘갈마가든’ 표지가 눈에 띈다. 25년 전통이라는 글자가 눈에 쏙 들어온다. 화살표를 따라 입구를 놓치지 않고 들어갔다면 내공 있는 칡냉면을 맛볼 기회를 잡은 셈이다. ‘갈마가든’은 살미면 용천리의 갈마고개에 있는데, 옛날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보러 가던 중에 말에게 물과 먹이를 주며 쉬어가던 고개라 하여 갈마고개라고 불렸다. 도로상에서는 보이지 않던 ‘갈마가든’으로 들어서면 쾌적하게 꾸며놓은 정원에 입이 딱 벌어진다. 계절따라 피고 지는 야생화가 마당에 그득하다니 칡냉면 한 그릇 시원하게 먹고 슬렁슬렁 소화를 시켜도 좋을 만한 곳이다.



‘갈마가든’은 칡냉면으로 유명한 식당인데, 시원한 해물 만두 전골로도 유명하다. 칡냉면 하나만으로 허전하다면 폭신하게 쪄서 나오는 왕만두를 곁들이면 된다. 쫄깃하고 매콤한 칡냉면과 부드럽고 따뜻한 왕만두는 찰떡궁합이다.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칡 물냉면은 보기만 해도 묵은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새콤달콤하고 칼칼한 국물 한입을 맛보면 잃었던 입맛도 돌아온다.



30여 년간 칡냉면을 만들어온 ‘갈마가든’의 주인장은 다른 지역에서 먹는 칡냉면의 양념보다 단맛을 줄였다. 충주 사람들의 담백한 입맛을 고려해서다. 그래서인지 칡냉면은 더 시원하고 깔끔하다. 칡냉면에 나오는 열무김치나 무김치도 주인장의 정성스런 손맛이 담겼다. 새우젓까지 절여서 담근다는 김치는 1년 365일 똑같은 맛을 내고 해마다 30가마의 콩으로 만드는 메주와 청국장은 ‘갈마가든’의 기본 간을 맞추는 비법이다.




모양도 예쁜 왕만두로 보글보글 끓여내는 해물 만두 전골은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메뉴다. 냉동이긴 하지만, 새우와 꽃게, 조개 등 시원한 육수를 내는 해물이 넉넉하게 들어가서 국물맛이 끝내준다. 통통한 왕만두와 얼큰한 양념을 넣어 한소끔 끓여내면 만두 속에 국물이 배어 부드럽고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한여름에 먹는 칡 물냉면은 점심 메뉴로 최고, 해물만두전골은 저녁 메뉴로 손색이 없으니 하루 두 끼니를 ‘갈마가든’에서 해결하는 것도 문제없다.





위 기사는 2016년 충주시 공식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이후 정보는 변경되었을 수 있으니 방문하기 전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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