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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온실에서 샐러드 브런치 어때?

서울 근교, 따뜻하고 평화로운 온실카페 세 곳



겨울의 끝자락, 우리에게 절실한 건 적절한 난방과 비타민 D가 아니다. 길고 지루한 겨울에 움츠러든 심신을 말랑하게 녹여줄 햇살과 감미로운 차 한 잔이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초록의 자연을 마음껏 누리기엔 따뜻하고 쾌적한 온실카페가 제격이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햇살 충만한 온실에서 봄날 같은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서울 근교, 온실카페 세 곳을 찾았다.





겨울의 끝자락에 찾아낸 초록의 온실카페

봄날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고 포근한 햇살이 그립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1년 내내 햇살가득, 화사한 식물원은 어떨까. 창경궁의 대온실과 어린이대공원의 식물원, 서울숲의 나비생태관 혹은 과천에 있는 서울대공원 식물원도 가볼 만하다. 다만 식물원에서 보내는 시간은 제한적이고 무엇보다 쉴 공간이 없다. 하늘이 보이는 투명한 유리 온실에서 달콤한 차 한 잔의 여유까지 즐길 수 있는 온실카페를 찾아가는 이유다.  



서울 도심에도 소박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민 온실카페가 꽤 있다. 옛날 주택을 따뜻한 카페로 변신시킨 통의동의 ‘미술관옆집’, 싱싱한 화초가 가득한 옥인동의 ‘두플라워&카페’, 성북동 주택가 안에 자리 잡은 ‘알렉스더커피’, 한옥 속에 싱싱한 정원을 꾸민 동선동의 ‘숑디 인 오하라’ 등 초록이 풍성한 온실카페들이다.

서울 근교에는 경기도 과천과 용인, 남양주, 일산에 널찍하게 자리 잡은 온실카페들이 있다. 드라이브 삼아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경기도 용인의 알렉스더커피, 울퉁불퉁한 산길을 올라가야 만나는 남양주의 비루개 카페, 과천 경마장 근처 숲속의 카페 마이알레가 있다. 자연 친화적이거나 감각적으로 꾸며놓은 세 곳의 온실 카페는 개성 있고 아름다우며 편안하다.



꽃피는 온실에서 향긋한 티타임, 마이알레

카페 마이알레는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복합 문화 공간이다. 4천 평 규모의 공간은 인위적으로 꾸며진 정원이 아니라 자연 친화적인 농장을 추구한다. 카페 앞, 호젓한 오솔길은 봄부터 가을까지 산책을 즐기는 이들로 붐빈다.



온실로 가기 전에 카페 1층 건물에서 커피를 주문한다. 마이알레 1층 레스토랑은 식사 공간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무농약으로 재배한 채소를 이용해 샐러드와 식사를 준비한다. 농장에서 직접 구하는 채소에 따라 시즌 메뉴가 바뀐다. 2층은 리빙숍으로 작은 식물과 화분, 각종 캔들과 조경 용품을 판매한다. 3층 라운지도 근사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공간은 유리 온실인 ‘윈터가든’이다.



계절 따라 다양한 식물로 교체되는 온실은 아름다운 꽃이 가득하다. 식사 후 온실카페에서 차를 즐기는 시간은 평화롭다. 유리 온실의 오후는 난방 없이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햇볕만으로 충분히 따뜻해서 식물도 편안하다. 해가 저물 무렵의 온실 외관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느지막이 카페를 찾았다면 일몰 시간을 기다려볼 것.



밤하늘 별을 가까이 볼 수 있는 고개, 비루개

비루개 카페는 커다란 유리 온실에 꾸며진 작은 공원이다. 2005년 식물원으로 오픈했던 곳이라 1층 정원엔 아열대 식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덕분에 실내는 평균 18℃를 유지한다. 이국적인 바나나나무와 소철, 무화과나무, 다육식물로 꾸며진 정원을 빙 둘러 좌석을 1, 2층으로 자유롭게 배치해 놓았다.



보기보다 넓은 공간이라 첫인상은 어수선하지만, 취향껏 자리를 잡고 앉으면 편안해지는 매력이 있다. 최고 인기 좌석은 그물망으로 만들어진 스페셜석. 현장 예약에 성인들만 1시간씩 이용할 수 있어 커플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커피를 주문하면 보드게임, 블루마블, 젠가 등 다양한 게임 기구와 무릎 담요를 대여할 수 있다. 마룻바닥에 전기담요를 깔아놔서 따뜻하게 앉아 쉴 수 있고 게임을 하거나 가져온 노트북으로 영화를 볼 수도 있어 커플들의 데이트 코스나 가족 놀이터로 인기 있다.



비루개 카페로 가는 산길에는 별내어린이천문대가 있다. 천문대를 지나 비루개 카페까지 올라가면 캄캄한 밤하늘에 별이 쏟아진다. 산속에서 별자리를 찾는 즐거움도 놓치지 말 것.




투명한 유리 온실에서 즐기는 광합성과 커피, 알렉스더커피  

용인에 있는 알렉스더커피는 멀리서도 한눈에 찾을 만큼 커다란 유리 건물이다. 유리 건물 앞의 텃밭 주변은 한적한 시골 마을이다. 건물 전체가 유리로 지어진 투명 유리 온실이지만, 실내에는 초록 식물 대신 기분 좋은 커피 향과 사람들로 가득하다. 온실보다 커피로 유명한  카페이기 때문이다. 알렉스더커피는 질 좋은 생두를 고르기 위해 직접 산지로 가서 직거래하고 로스팅에서 추출까지 남다른 정성을 들인다.

      


카페 뒤로는 독립된 베이커리 건물이 보인다. 직접 구운 디저트가 기대되는 순간이다. 당근케이크와 사과소보로 케이크는 달지 않고 입에서 살살 녹는다. 수제 요거트에 생과일을 얹은 ‘베리굿’과 ‘찰리초코’도 인기메뉴.



카페 앞 작은 정원을 보노라면 꽃피는 봄이 기다려진다. 건물 전체가 유리라서 사계절의 풍경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것도 알렉스더커피의 매력. 무엇보다 비 오는 날이나 눈 내리는 날의 감성적인 정취를 시도해볼 것.


        

 위 기사는 2017년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이후 정보는 변경되었을 수 있으니 방문하기 전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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