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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림사 계곡의 여름과 능이닭곰탕

곡성 도림사 계곡에서 만나는 힐링 여행


곡성의 여름을 기다렸다. 천년고찰 도림사에서 가슴 시리도록 차가운 물과 바람을 만나는 도림사 계곡을 지나 쾌적한 오토캠핑장까지 여름 특집 선물 세트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동악산의 자연이 만들어낸 편안한 반석에서 계곡 물 흐르는 소리, 감미로운 새소리, 나무를 흔드는 바람 소리에 심신을 맡기면 명상이 따로 없다. 삶의 찌든 일상에서 묵직한 근심까지 모두 날려버릴 만큼 도림사 계곡의 하루는 오롯이 나를 위한 힐링이다. 



자연이 만든 계곡과 바위에서 시원한 여름을 만난다도림사 계곡

산속에 또 산이 들어있다고 할 만큼 깊은 암산인 동악산의 도림사 계곡은 삼남 제일의 암반계류로 불린다. 도림사로 들어서는 입구에서 그 명성을 확인한다. 주차장을 지나 식당이 있는 입구부터 이미 계곡 위로 눈부시게 희고 넓은 암반이 보이기 시작한다. 시원한 초록빛 그늘 로 이어지는 숲길을 걷다 보면 점점 더 반듯하고 듬직한 암반이 줄지어 나타난다. 얼마 걷지 않아도 깊은 숲 속을 걷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 가슴이 탁 트이는 싱그러운 공기와 경치 덕분에 감탄이 나오기 시작한다. 계곡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는 배길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인 풍광을 자랑하는 도림사 계곡은 전라남도 기념물 제101호로 지정된 자연유산이다. 



월봉 계곡으로도 불리는 도림사 계곡은 해발 748.5m의 동악산 남쪽 골짜기를 따라 흐르는데, 동아 계곡, 성출 계곡과 더불어 아홉 굽이의 넓은 암반 위로 계곡 물이 흘러내린다. 비단을 펼쳐 놓은 듯 계곡물이 닦아놓은 매끄러운 표면 위로 빠르게 흐르는 작은 폭포와 노송의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처럼 운치 있다. 계곡의 정상 부근에는 높이 4m, 넓이 30평에 달하는 너른 바위가 있는데, 그 전망이 아름다워서 신선도 쉬어간다는 신선바위로 불린다. 



천혜의 자연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반듯하고 부드러운 곡선의 암반 곳곳에는 필체도 아름다운 글씨들이 적혀 있다. 누군가 이 암반계류의 절경마다 일곡(一曲)부터 구곡(九曲)까지 새겨놓았다는데, 일부는 깨어지고 일부는 사라졌다. 일곡(一曲)은 계곡의 부드럽게 굽은 모양을 의미할 수도 있겠으나 계곡으로 떨어지는 경쾌한 폭포 소리를 음악인 양 한 곡, 한 곡의 의미를 담은 건 아니었을까. 천상의 음악이 온 산을 울렸다는 전설을 가진 동악산(動樂山)의 바위마다 글씨를 새겼을 어느 풍류객의 암호를 읽다 보면 타임머신을 탄 듯, 즐거운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바위에는 2곡, 4곡, 5곡 등의 글자와 함께 청류동(淸流洞), 단심대(丹心臺), 낙락대(樂樂臺) 등의 지명과 요산완초 음풍농월(樂山玩草 吟風弄月), 청류수석 동악풍경(淸流水石 動樂風景) 등의 시구가 남아있다. 오랜 세월 물줄기와 바람에 쓸려 바위에 새겨 놓은 글씨조차 희미해졌지만, 옛 선인의 발자취를 만난 듯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도림사 계곡을 찾은 시인 묵객들의 이름이나 호가 새겨진 작은 바위들은 개성과 감각이 어우러진 필체 덕분에 그들의 풍류와 낭만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원시림처럼 울창한 초록 숲길을 오르는 동안 계곡에서는 폭포수처럼 맑은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상쾌한 공기로 가득한 계곡에서 온갖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는 시원한 웃음소리다. 울창한 소나무숲이 우거져 그늘이 많은 계곡에는 알록달록 모여 앉은 사람들의 모습이 편안해 보인다. 각자 마음에 드는 바위에 앉아 간식을 먹거나 돗자리에서 낮잠을 청하는 모습이 평화롭다.

어린이 수영장처럼 야트막한 웅덩이가 있고 완만하게 다듬어진 바위에선 놀이동산에 온 듯 스릴을 즐기며 슬라이드를 타는 사람들도 있다. 바위 표면에 생긴 이끼는 미끄러지는 데 안성맞춤이지만, 어린이는 보호자의 관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야트막한 웅덩이는 가족 모두 다 같이 시원한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수박을 먹으며 더위를 잊기에 알맞다.     



은은하고 기품 있게 마음이 머문다도림사

곡성 팔경 중의 하나인 도림효종(道林曉鍾)은 도림사의 종소리가 새벽 기운을 타고 수 십 리 멀리까지 은은한 종소리를 전한다는 뜻이다. 동악산 기슭의 울창한 자연 속에서 고즈넉한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도림사의 기품이 느껴진다. 신라 무열왕 7년(660)에 원효대사가 화엄사에서 나와 곡성에 머물면서 지은 절이라고 한다. 헌강왕 2년(876)에 도선국사가 중창하였을 때 도선국사, 사명대사, 서산대사 등 도인들이 숲같이 모여 들였다 하여 도림사라고 이름 지어졌다. 법당인 보광전을 비롯해 명부전, 응진당, 칠성각 등이 있고 보물 제1341호인 도림사 괘불이 소장되어 있다.       



드넓은 잔디광장을 신나게 달린다도림사 오토캠핑 리조트

동악산 아래에는 자연과 함께 쉴 수 있는 도림사 오토캠핑 리조트가 있다. 캠핑장과 캐러밴, 캐빈 등 오토 캠핑족을 위한 다양한 캠핑 시설이 갖춰진 곳이다. 동악산과 도림사 계곡뿐만 아니라 기차 마을과 압록 유원지 등 곡성의 명소가 가까이 있어 곡성을 여행하기에도 편리하다. 오토캠핑 리조트에는 캐러밴 10대, 캐러밴 사이트 4대, 통나무집 14동, 샤워장을 갖춘 텐트 야영장(전기 사용 가능) 40동 등 3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만반의 시설이 준비되어 있다. 야외무대가 있는 드넓은 잔디광장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기에 최적의 장소다. 



능이버섯이 닭과 맛있게 어우러진다동악산장의 닭곰탕 

도림사 계곡 주차장을 지나자마자 왼쪽으로 허름한 동악산장 간판이 보인다. 곡성의 토박이뿐만 아니라 알음알음으로 닭곰탕 맛을 찾는 손님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주 메뉴는 닭백숙과 닭곰탕이다. 두 가지 메뉴가 다른 점은 백숙에는 능이버섯만 들어가고 닭곰탕에는 능이버섯, 꽃버섯, 송이버섯, 싸리버섯 등 버섯이 다양하게 들어간다는 것. 자연산 버섯이 떨어지면 능이버섯만 넣는다지만, 이왕이면 다양한 버섯이 들어가는 게 향도 좋고 맛도 좋다. 맑고 시원한 맛이 일품인 닭곰탕에는 닭죽이 아니라 공깃밥이 나오는데, 버섯과 함께 담은 국물에 밥을 훌훌 말아 먹는 맛이 시원하다. 능이버섯의 독특한 향이 배어든 쫄깃한 토종닭을 뼈째 뜯어먹는 맛도 구수하고 주인장이 직접 만드는 시골 반찬도 입에 착착 붙는다. 





여행정보     

도림사 

주소 : 전남 곡성군 곡성읍 도림로 175

문의 : 061-362-2727      

도림사 계곡 

주소: 전남 곡성군 곡성읍 월봉리 

문의 : 061-363-2121      

도림사 오토캠핑 리조트 

주소 : 전남 곡성군 곡성읍 도림로 74 

문의 : 061-363-6224 , 

www.dorimsacamp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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