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를 뗀 기념으로 '똥파티'를 했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아이가 만 5세를 맞이하여 킨더(미국 공교육의 시작)에 다니기 시작했다
8살 되어야 학교에 입학하는 한국 풍경이 익숙하기에
거북이 등껍질마냥 온 몸통을 다 가린 책가방 둘러매고 등교하는 모습을 보자니
아직 너무 아기같고 애처롭고 대견하다
그 복잡다단한 마음에 아이를 운동장으로 들여보내고 나면 학교 철조망을 붙잡고
아이가 줄서서 교실에 들어가는 시간까지
내내 노는 모습을 바라본다
프리스쿨을 같이 졸업한 일본인 친구와 다행히도 한 반이 되어서
비슷한 영어 수준과 동양인이라는 동병상련을 안고
둘이 의지하고 친하게 지내는 모습이
나에게도 적잖이 든든했는데
오늘도 둘이 깔깔대며 운동장을 뛰어 놀 줄 알았건만
오늘은 다른 친구가 일본인 친구와 허그를 하고
둘이 손 꼭 잡고 놀기 시작했다
아이는 슬쩍 옆에 붙어 놀이에 끼려고 했지만
둘은 이미 짝꿍을 맺어 아이가 끼지 못하고
철봉으로 가 혼자 메달려 놀기 시작했다
이것은 내 동생의 몸에 새겨진 문신이 주는 메시지..
<인생은 독고다이>
코로나 걸려서 지난 주 10일쯤 쉬었는데 그래서 그런가
사회성이 부족한가
남편이 언젠가 회사에서 감봉을 당했을 때도 무덤덤했던 나인데
선배 욕하다가 코 앞에서 걸렸을 때도 아 될대로 되라지 했던 나인데
아이가, 그것도 이 가을에, 약간 쓸쓸해 보인다는 이 느낌 때문에
하늘 까지는 아니어도
쓰고 있던 우산이 접혀 무너지는 느낌?!
쿵 하고 내려 앉은 마음을 추스리자니 추스려지지 않아
몇달 동안 놓고 있던 브런치를 열고
키보드를 다다다다 두드려 본다
인생은 길고
사람은 변하고
가끔은 이랬다가
가끔은 저랬다가
믿고 살다가
반전을 맞이했다가
지 알아서 사는 것이 지 인생이거늘..
남 인생에 일희일비 하지 말자
하지만
내 새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목놓아 불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