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들이 있었다

어리석던 믿음이 그리운 날

by 시연

내가 아니면 안 될 거 같은 그런 날들이 있었다.


나 없으면 지구가 돌아가지 않을 거 같은

그런 날들이 있었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었던

그런 날들이 있었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에게 내가 없으면

큰일이 날 거라고,

그 우정은 영원할 거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첫사랑은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을 비웃듯,

그 사랑이 마지막 사랑일 거라 믿었던

그런 날들이 있었다.


불행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라는 문턱이 나를 피해 갈 거라고 생각하던 날들이 있었다.


조별과제, 회사 프로젝트에서

내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절대 굴러가지 않을 거라고 믿던 때가 있었다.


어른이 되면 조금 더 성숙하고,

아픔 따위는 아무렇지 않게

굳건히 넘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던 날들이 있었다.


열심히 일하면 언제든 결과가 따라올 거라고,

세상은 공평하다고 믿었던 날들이 있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것들을 믿던,

어리고도 어리석던 시절의 내가 가끔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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