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맨 일기》 5편
2021년 여름, 증권사 영업점 앞은 이른 아침부터 북적였습니다.
공모주 청약을 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고,
휴대폰 화면에는 경쟁률과 청약 가능 금액을 확인하느라 분주한 손길이 이어졌습니다.
“몇 주나 받을 수 있을까.”
“이번에도 따상(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작해 상한가) 갈까.”
기대와 흥분이 가득한 목소리들이 여의도를 채웠습니다.
영업점 내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상담 창구는 하루 종일 붐볐고, 고객들은
“균등 배정이면 최소 몇 주입니까?”
“가족 계좌도 다 넣어야 합니까?”
라며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증권사 직원으로서 저는 연일 쏟아지는 공모주 관련 문의에
일반 시황보다 청약 설명을 더 많이 하게 됐습니다.
리서치 리포트조차 공모주 분석이 1순위로 다뤄졌고,
IPO 자체가 하나의 시장 이벤트처럼 취급됐습니다.
그때 시장은 말 그대로 **‘따상의 시대’**였습니다.
상장 첫날 공모가 두 배로 출발해 곧장 상한가로 치솟는 장면이 반복됐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모주만 받으면 무조건 수익을 얻는 듯한 확신에 차 있었습니다.
“주식은 공모주로 시작해야 한다.”
그 말이 실제 투자 격언처럼 퍼져나갔습니다.
저 역시 매일 시초가 확인 순간의 긴장감을 잊을 수 없습니다.
증권사 직원뿐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까지
모두가 들떠 있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열기는 서서히 식었습니다.
상장 직후 고점을 찍은 뒤 흘러내린 종목들도 있었고,
“따상”이 더 이상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시장은 차갑게 식어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공모주도 결국 주식”이라는 현실을 체감했습니다.
단기 열풍에 휩쓸리기보다는
기업의 본질과 시장 환경을 살펴야 한다는 교훈이 남았습니다.
돌아보면 2021년 공모주 광풍은
**‘투자 심리의 집단적 힘’**을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시장이 낙관으로 가득 차면,
개인도 기관도 모두 같은 방향으로 몰려간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생생히 목격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투자도 영원한 신화는 없다는 점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증권맨 일기》 다섯 번째 기록은 이렇게
공모주 열풍과 따상의 신화를 되짚어봤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조금 다른 시선에서,
**《리서치 리포트의 탄생 비화》**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