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 쇼크와 동학개미운동

《증권맨 일기》 4편

by 주알남

멈춰버린 시장

2020년 3월, 주식시장은 단 한 순간도 안심할 수 없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소식이 매일 쏟아지면서,
시장은 연속으로 급락했고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트레이딩룸의 대형 스크린에는 장중 수직으로 떨어지는 지수가 그려졌습니다.
“오늘은 어디까지 무너질까.”
누구도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 공기 속에 떠돌았습니다.


증권사의 공포

하루에도 수십 통씩 걸려오는 고객 전화.
“이제 전 재산이 다 날아가는 겁니까?”
“이건 금융위기보다 더한 것 아닙니까?”

전화 너머의 목소리는 두려움으로 떨렸습니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이대로면 다 무너진다”는 불안이 퍼져 있었습니다.
리서치센터가 내놓은 전망은 상황을 뒤따라가기만 했고,
증권사 내부에도 답을 줄 수 있는 이는 없었습니다.


동학개미의 등장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쓸어내듯 팔아치우던 바로 그때,
개인투자자들이 역대급 규모로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동학개미운동.”
훗날 이렇게 불리게 된 현상은
한국 증시의 역사를 바꿔놓았습니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던 공포의 장세 속에서도,
개미들은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주를 쓸어 담았습니다.


현장에서 느낀 전환점

여의도의 내부에서도 이 흐름은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개인이 이렇게 사들이다니…”
그동안 ‘기관·외국인’이 시장을 움직인다고 생각해온 인식이 무너졌습니다.

코로나 쇼크 속에서 시장의 주인공이 바뀌는 순간을,
저는 직접 목격했습니다.
공포에 휩싸여 있던 분위기 속에서
개인투자자들의 과감한 매수세는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냈습니다.


배운 교훈

이 시기 제가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시장은 결국 참여자들의 심리와 행동으로 움직인다는 단순한 진리였습니다.
기관의 리포트도, 글로벌 지표도 중요하지만,
결국 시장을 바꾸는 건 두려움과 용기를 동시에 가진 사람들입니다.

동학개미운동은 단순한 매수세 이상이었습니다.
그것은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존재감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역사적 순간이었고,
이후 투자 문화 전체를 바꿔놓은 전환점이었습니다.


다음 이야기

《증권맨 일기》 네 번째 기록은 이렇게 공포와 희망이 교차했던
2020년 코로나 쇼크와 동학개미운동의 순간을 담았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2021년 공모주 광풍과 따상 신화》**를 회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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