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맨 일기》 3편
2015년 여름, 중국 증시는 하루가 다르게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연일 급락했고, 한국 시장도 불안에 휘청였습니다.
아침 출근길 엘리베이터 안에서 들려오는 대화조차 “오늘 또 빠지겠지?”로 가득했습니다.
모니터에는 끝없이 추락하는 그래프가 그려졌고,
증권사 사무실 공기는 마치 한여름 폭풍우 전의 하늘처럼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중국발 충격은 생각보다 훨씬 직접적이었습니다.
“연속 하한가”라는 단어가 매일같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중국 관련주뿐 아니라 한국의 주요 지수까지 흔들렸습니다.
외국인 자금은 빠져나갔고, 환율은 불안하게 요동쳤습니다.
트레이딩룸에서는 상황을 분석하느라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결국 결론은 똑같았습니다.
“중국을 살릴 방법이 없다.”
어느 누구도 답을 내릴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단지 화면 속 폭락하는 숫자들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무렵 고객들의 전화는 두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지금이라도 팔아야 합니까?”
혹은 “이건 기회 아닙니까?”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증권사 직원인 저조차 확신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리서치 리포트는 여전히 ‘중국 정부의 부양책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시장은 그 어떤 기대에도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단지 차가운 목소리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공포가 지배했지만,
2015년 중국 쇼크는 무력감이 더 컸습니다.
시장 참여자 모두가 상황을 알면서도,
손 쓸 방법이 없는 장세였기 때문입니다.
트레이딩룸의 분위기는 차갑게 식어 있었고,
고객도, 직원도, 누구도 명확한 답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저 ‘버티자’는 말이 입버릇처럼 오갔던 시기였습니다.
돌아보면 이 시절이 제게 준 가장 큰 교훈은 시장에는 누구도 답을 모르는 순간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어떤 애널리스트의 전망도, 그 어떤 데이터도,
때로는 시장의 무게 앞에서는 무력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경험은 이후 시장을 바라보는 제 태도를 바꿔놓았습니다.
“예측하려 애쓰기보다, 버틸 수 있는 준비를 하라.”
그것이 중국 증시 쇼크가 제게 남긴 가장 큰 가르침입니다.
《증권맨 일기》 세 번째 기록은 이렇게 무력감으로 가득했던 2015년 여름을 담았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또 다른 전환점이 된 사건,
**《2020년 코로나 쇼크와 동학개미운동》**을 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