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맨 일기》 7편
트레이딩룸의 하루는 해가 뜨기도 전에 시작됩니다.
아침 7시 30분, 직원들은 모니터 앞에 앉아 밤사이 해외시장의 흐름을 점검합니다.
뉴욕 증시의 마감 지수, 환율과 금리,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빠르게 공유됩니다.
“오늘 코스피 예상 변동 폭은?”
“외국인 선물 포지션은 어떤가요?”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정보가 오가고,
이후 이어지는 아침 회의에서 영업부와 리서치센터가
각자의 해석을 덧붙입니다.
오전 9시, 개장 종소리와 함께 트레이딩룸은 완전히 다른 공간이 됩니다.
모니터에는 수십 개 종목의 호가창이 동시에 움직이고,
전화기에는 끊임없이 고객들의 주문이 쏟아집니다.
“시장가로 1만 주 매수!”
“손절라인 지켜주세요.”
짧고 빠른 주문들이 오가는 속도는
마치 전쟁터의 교신처럼 긴박합니다.
특히 장이 급락할 때면 공기는 더욱 팽팽해집니다.
호가창의 빨간색은 공포를 상징하고,
순식간에 퍼져 나가는 루머가 직원들의 표정을 굳게 만듭니다.
“서킷브레이커 가능성 있습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방 안의 긴장감은 극도로 치솟습니다.
트레이딩룸에서는 말수가 줄고,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와 전화기 벨소리만 울려 퍼집니다.
점심시간이라고 해서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누군가는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누군가는 도시락을 모니터 앞에 두고 먹습니다.
주가 그래프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숟가락 대신 마우스를 더 자주 잡는 시간입니다.
오후 3시 30분, 종가가 찍히는 순간
트레이딩룸에는 안도의 한숨과 아쉬움이 동시에 흘러나옵니다.
하지만 하루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마감 후 곧바로 이어지는 회의에서
“오늘의 시장 리뷰”와 “내일의 전략”이 논의됩니다.
퇴근길은 대체로 늦어집니다.
어떤 날은 허탈한 마음으로,
어떤 날은 만족스러운 미소로 사무실 불을 끄고 나섭니다.
트레이딩룸에서 제가 배운 건 단순했습니다.
시장은 매일 새롭고, 그래서 매일이 훈련이라는 사실입니다.
어제의 승리가 오늘을 보장하지 않고,
오늘의 패배가 내일을 규정하지도 않습니다.
트레이딩룸은 매 순간 새로운 시험장을 제공했고,
그곳에서 매일을 버티는 것이 곧 증권맨의 일상이었습니다.
《증권맨 일기》 일곱 번째 기록은 이렇게
트레이딩룸에서 보낸 긴 하루를 담았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또 다른 내부 이야기,
**《성과 압박과 보너스 문화》**를 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