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를 하다가...04

아파트와 평수

by 임쓸모

우리 부부는 고민중이다.

조만간 집을 구입하거나 지어볼까 하는데 어느 쪽이 더 좋을지...


작년 11월에 이사온 이 아파트는 다양한 평수가 공존하는 주공아파트다. 시부모님의 반강제적인 도움으로 우리 계획보다 큰 평수의 집을 전세로 얻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이웃들은 새로 이사왔냐고 물어보고 대부분 연령대가 높은 나의 이웃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가냐 전세냐까지 물어온다. 좀 까칠한 성격이라면 대답을 안할 수도 있겠지만 이웃 어르신이니 그냥 웃으며 전세 살아요 라고 대답하면 열심히 살면 좋은 날온다는 덕담이 날아온다. 본인들도 같은 아파트 작은 평수였는데 알뜰살뜰 모아 이제 제일 넓은 평수에 사신다고. 자랑도 따라 들려온다. 이 모든 대화가 18층에서 1층까지 내려가는 사이에 가능하다. ㅡ.ㅡ;;


하지만 우리 부부나 나는 이 아파트가 워너비가 아니다. 알뜰살뜰 모아서 굳이 이 아파트를 구매할 생각이 없다.


되도록이면 아파트보다는 근교에 작은 평수라도 우리만의 집을 만들어 살고 싶고 사실 모든 여력을 끌어 모은다면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다만, 재산적 가치와 아이들 교육문제에 따른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집 앞 대로 맞은편에는 부산에서 세번째로 비싸다는 아파트도 있다. 브랜드 아파트답게 조경도 건물 외관도 깔끔하다. 작년까지 4년동안 살았던 아파트도 지은지 얼마 안 된 새아파트여서인지 이곳보다 친근감도 든다. 아예 집을 못 짓는다면 현실적으로 저기가서 살게 되겠지.


그러다가 나이 40이 가까워오니 속물이 다 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스스로 놀란다.


중학교 2학년때 간신히 단칸방을 벗어나 좋아라했던 작은 계집애가 이제 아파트 브랜드를 따지고 평수를 따지고 있네.


그렇게 싫어하던 속물 어른이 되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