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를 하다가...03

운명을 믿으십니까?

by 임쓸모

나는 반운명론자이다. 여기서 반은 <반대하다>의 반이 아니라 <1/2>의 반이다.


운명이란 우연과 착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살다보면 귓속에 <destiny~!>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내 생일은 음력이라 달력에 표시하는 날짜는 매해 다르다. 그해 내 생일은 4월 4일었다.

4가 2개나 겹친 날이 생일이라니....매사에 삐딱했던 20대 초반의 나는 기분 나쁘다는 글을 paper게시판에 올렸다.


그리고 두달 반 정도 후 나는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 남자의 생일이 4월 4일이라는 거 아닌가... 게다가 그남자의 전화번호 뒷자리는 내 전화번호와 순서만 살짝 뒤바뀐 같은 순자들.

그 전까지 집전화번호 뒷자리를 쓰다가 나만의 번호를 만들겠다는 소녀적 감성에 따라 내 별자리 모양의 패턴을 따라 만든 숫자의 조합이었다.


그리고 10년 후 결국 이 남자는 남편이 되었다.

매해 4월 4일 미역국을 끓이면서 재수없는 날짜의 생일이라고 푸념했던 24살의 내가 떠올라 '픽' 웃게된다.


우리가 다시 같은 생일은 맞을 해가 44년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