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우주가 등 떠미는 날

-살다보면 이런 오묘한 날이 있지.

by 임쓸모

여기에 적지는 않고 있지만 '앞으로 정리해서 글을 올려야지' 하고 있는 일이 있다.

그건 바로 내 아이 학교의 학부모회 일이다.


나는 학부모회 안의 독서교육지원분과에 몸 담고 있다.

우리 학교는 교장선생님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각종 자치 활동이 활성화되어 있다. (지금의 교장 선생님이 오시기 전까지 독서교육지원분과 학부모들의 주 활동은 도서실책장 정리가 다 였다고 선배엄마들에게 들어왔다.)

학부모 교육으로 <하브루타 독서토론>과 <행복한 그림책 읽기>수업을 듣고 독서 동아리 활동을 조직해서 재밌게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 초기에는 어찌 할 바를 몰라 우물쭈물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자체 독서활동 키트와 줌수업을 통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저학년 대상으로 아침 책 읽어주기 봉사도 하는데 오늘도

그런 날 중 하나였다. 2학년 교실에서 <아빠와 아들-고대영 글, 한상언 그림>을 읽어 주고 내려 오는데 교장 선생님이 긴급호출 하셨다.

교장실로 가 보니 이슬아 작가의 <부지런한 사랑>이라는 책을 안겨 주신다.

"주말에 이 책을 읽는데 어머님 생각이 나서요, 선물해드리고 싶었어요."

글쓰기 교실을 운영하는 이슬아 작가의 책을 읽고 날 떠올려 주셨다는 게 너무나 감사했다.

발걸음도 가볍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작년에 전학갔던 아이의 친구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다. 마침 전해줄 것도 있어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몇달 만에 만나 반가운 마음에 수다꽃을 피웠다. 아이가 전학 간 학교에 독서 동아리가 없어서 많이 아쉬워 한다고 아이한테 독서 동아리 활동이 마음에 크게 남은 것 같다고 했다. 내겐 그리 큰 품이 들어간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아이들이랑 오랜만에 하는 재밌는 활동 정도로 생각했던 일이 기억에 남고 그리워 하고 있다는 사실이 또 감사했다.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지난달에 북스타트 지원을 받아 전학 간 학교에서 작은 독서 동아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회원 수는 4명밖에 안 되지만 신이 난다고...언니의 얼굴에서 빛이 났다.


거기에 오늘 따라 자잘한 행운들이 뒤따랐다. 시골에서 보내주신 쌀이 도착했고 평생교육 강사님이 작지만 달콤한 선물도 보내주셨다. 이렇게 오늘은 뭔가 계속 응원받는 기분이다.

내가 베푼 작은 마음이 몇배로 커져서 되돌아오는 날.

잘하고 있으니 앞으로 계속 걸어가도 좋다고 누군가 내게

부드럽게 등을 밀어주는 느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