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텍트

다 알고도 웃으며 살 수 있니?

by 임쓸모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는 마음을 단단히 잡고 봐야 한다. 항상 뒤통수를 치는데 그 떨림이 심장 깊숙한 곳까지 울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실 이 영화는 지인이 몇 번이고 추천했으나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장르인 것 같아 미루다가 나중에 보고 훌쩍이고 만 영화다. 스포가 있으니 안 보신 분은 그만 읽으시길...


영화의 시작은 소통에 관한 영화인 것 만 같다. 하지만 영화를 모두 보고 난 후에 내 머릿속에 남은 단어는 "운명"이었다.



3차원적인 문자를 해독한다는 소재도 독특했는데 이야기 흐름이 빠른 편은 아니고 분위기도 어두어서 영화 앞부분은 깝깝함을 느끼기도 했다. 영화 전개상 앞부분이 참 중요하기도 한데 그냥 흐르듯 지나가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가슴을 부여잡고 만드는 게 앞부분에 포진되어 있다. 다시 생각하면 이야기의 구조가 대단한 영화다.


나와는 전혀 다른 이세계의 존재와의 만남은 그 속을 알 수 없어 답답하듯 내가 겪게 된 미래도 그 앞을 알 수 없어 막막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아는 것은 행운일까? 불행일까? 심지어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이 아닌 미래를 총체적인 정보로서 오롯이 내 몸으로 받아낸다는 것은 어떤 기분이고 마음일까... 알아도 바꿀 수 없는데.


외계인들은 자신의 언어 시간의 흐름이 없는 3차원적인 언어능력을 습득하는 것을 '선물'이라고 표현한다.

'선물'을 주는 이유는 어느 땐가 지구인에게 받아야 할 어떤 것을 위한 호혜주의적인 이유 때문이다.

영화에서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표현되지는 않는다.


영화의 난해한 부분을 걷어낸다면 이 영화는 이렇게 말한다.


"궁금해? 감당할 수 있겠어? 다 알고도 받아들일 수 있어? 웃으면서 살 수 있니?"


앞날을 몰라서 막막할 때도 있지만

몰라서 현재에 웃으면서 살 수도 있는 거야.


추신: 감독의 다른 영화 <그을린 사랑>도 비슷한 주제였다고 보는데... '운명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라고나 할까...여하튼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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